시급한 민생법 팽개치고 ‘참사의 정치화’법 강행한 野[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1-10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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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9일 단독 처리한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 특별법’이 총선을 꼭 3개월 앞두고 새 쟁점으로 부상했다. 법안 내용을 따져보면, 대통령의 재의 요구가 불가피하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쌍특검법’과 마찬가지로, 적실성·공정성·실효성 측면에서 결함이 심각한 ‘참사의 정치화’ 법안 성격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이와 별개로, 거대 야당이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시행 2년 유예, 분양 주택 실거주 의무 폐지, 대형마트 새벽 배송 허용, 비대면 진료 확대 등의 시급한 민생 법안들을 팽개친 채, 거부권을 사실상 유도하는 법안을 강행한 모양새도 고약하다.

이 법안은, 민주당이 지난해 8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단독으로 통과시킨 이후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 처리했다. 핼러윈 참사는 500명에 이르는 인력을 투입해 수사한 결과 ‘좁은 골목에 감당할 수 없는 인파가 몰려 넘어지면서 참사가 벌어졌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용산경찰서장과 용산구청장 등 현장 지휘 책임이 있는 23명이 기소돼 재판 중이다. 55일에 걸친 국회 국정조사에서도 새롭게 밝혀진 것은 없다. 야당이 책임을 물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탄핵소추했지만, 헌법재판관 9명 전원이 “헌법상 재난안전법상 문제가 없다”며 기각한 바 있다.

법안이 그대로 시행되면, 특조위는 총선일인 4월 10일부터 1년6개월 동안 활동하는데, 특조위원 11명과 직원 60명으로 구성돼 96억 원 가량의 예산이 들어간다. 특조위원 11명에 대해선 여당이 4명, 야당이 4명, 유가족 등이 3명을 추천, 사실상 야권이 주도하며, 압수수색과 동행명령 등 사실상 특검 같은 권한도 가진다. 세월호 참사 이후 특별법이 만들어지면서 8년 동안 특검, 국조 등 9차례 조사를 벌였지만 새롭게 밝혀진 게 없다. 인건비만으로 700억 원 이상 들어갔는데 민변 변호사, 민노총 활동가 등 운동권 출신 일자리만 제공한 결과를 낳았다. 따라서 국회로의 환부(還付)는 당연한 일이다. 다만, 그 취지를 다수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밝히는 일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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