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용납할 수 없지만 ‘재판 지연돼 범행’ 새겨들어야[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1-1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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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흉기 테러는 “주관적인 정치적 신념에 의한 극단적 범행”이었으며, 살해 의도도 있었다고 한다. 부산경찰청 수사본부는 10일 그런 결론을 내리고, 범인 김모 씨를 검찰로 송치했다. 이런 식의 정치 테러는 민주주의 자체를 위협하는 중대 범죄로서, 어떤 경우에도 용인될 수 없다. 가장 강력한 수위로 처벌해 유사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김 씨의 ‘변명문’에 가당찮은 내용이 많고, 테러범의 허튼 신념은 비난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경찰이 발표한 범행 동기 중 “재판 연기 등으로 이 대표가 제대로 처벌되지 않은 점” 부분은 사법부가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많은 국민과 법관은 김명수 사법부 시절의 ‘재판 지연’과 ‘정치 성향 판사’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장인 강규태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사례는 참담하다. ‘1심 선고는 6개월 이내에 반드시 하여야 한다’는 법규를 저버리고 재판을 16개월 끌다가 사표를 냄으로써 4·10 총선 전 선고를 어렵게 만들었다. 법치 선진국에선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강 판사가 스스로 밝힌 해명을 보면 더 황당하다. 대학 동기 SNS 대화방에 ‘내가 조선시대 사또도 아니고 증인이 50명 이상인 사건을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등으로 푸념했다고 한다. 증인이 많으면 더 재판을 서둘렀어야 했다. 하지만 통상적인 선거사범 재판처럼 1주에 2번 재판해달라는 검찰의 요청을 무시하고 거꾸로 2주에 1번 재판을 열었다. 그래놓고 고향(전남 해남) 탓에 오해 받는다는 식의 주장도 폈다. 사법 불신은 정치 테러의 또 다른 숙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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