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가상자산 입법 서두를 때다[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1-11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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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10일 11개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함에 따라 가상자산 투자의 대중화 시대가 열렸다.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도 증권시장에서 가상자산에 투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영국의 스탠더드차타드 은행은 “올해만 최대 1000억 달러(131조 원)가 비트코인 시장에 유입될 것”이라 전망했다. 비트코인이 활기를 띠면 지난해 테라-루나 사태와 FTX 파산에 따른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침체기)’가 끝나고 ‘웹3 시대’도 성큼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웹3 시대에는 탈중앙화, 오픈 소스, 데이터 주권의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새 경제 영토가 무한하게 열린다. 이미 메타버스와 대체불가토큰(NFT) 등 새 가상자산이 속속 등장했다. 우리 경쟁국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새로운 자본주의’를 내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가상자산을 또 하나의 ‘엘도라도’로 보고 웹3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경제산업성에 전담 사무처를 두고 가상자산 소득세 세율도 기존 55%에서 20%로 낮추기로 했다. 비트코인 채굴 금지령까지 내렸던 중국도 색안경을 벗어 던졌다. 홍콩을 전면 개방해 글로벌 가상자산 허브로 구축하고, 정부 주도로 NFT 거래소도 출범시켰다.

한국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미국엔 기관투자가들이 암호화폐 거래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반면, 한국은 법인·기관의 투자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또, 기존의 포괄적인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로 자금세탁·불공정거래를 제재하고 있을 뿐이다. 가상자산은 24시간, 국경도 없이, 실시간 익명 거래가 이뤄지고, 국제 공조가 중요한 만큼 특금법 만으로 단속하기 쉽지 않다. 국회는 ‘김남국법’이라는 고위공직자 가상자산 공개법을 초스피드로 통과시킨 데 이어 초보적인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만 입법화했을 뿐이다. 정작 가상자산의 사업자 범위·유통·산업 육성 등을 포괄하는 가장 중요한 2단계 가상자산법은 2∼3년 뒤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국제 경쟁력이나 건전한 웹3 생태계를 감안하면 합리적 규제와 산업 발전도 함께 고려한 가상자산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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