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동안 간첩 수사 인력도 시설도 완비 못한 무능 경찰[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1-12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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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전문가들의 거듭된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난 1일 0시부터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이 폐지돼 간첩 수사는 경찰이 전담하게 됐다. 그런데 간첩 수사를 위한 인사 발령과 시설 보안 조치조차 완료되지 않았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가 2020년 12월 국가정보원법 전면 개정을 강행하면서, 대공수사권 폐지를 3년 유예토록 한 것은 그 기간에 경찰의 대공 역량을 강화하라는 취지였다. 전·현 정부 당국의 직무유기 책임을 엄정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1월 1일자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산하에 안보수사단이 신설됐지만, 소속 인력 142명 중 80여 명만 발령이 났다고 한다. 경찰 조직 전반의 운영 문제와 연계돼 있어 1월 말 정기 인사에 맞춰 나머지 인력을 충원할 것이라는데, 어이가 없다. 지난 3년 동안 뭐 했는가. 국정원의 이첩 대상 사건과 관련 자료도 1일을 기해 안보수사단으로 넘어갔지만, 일부 시·도 지방경찰청 산하 안보수사대가 2·3급 비밀자료를 보관할 수 있는 수준의 보안 시설을 갖추지 못했다고 한다. 제주·창원간첩단 사건처럼 지방청 안보수사대로 자료 이관이 불가피한 경우도 있는데, 일부 시설의 보안 결함이 드러났다고 한다. 황당한 일이다.

한국을 교전 중인 적대국으로 규정한 북한이 4월 총선을 겨냥해 다양한 도발을 자행할 공산이 큰데, 대공수사 체제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이런 경찰이 간첩 수사를 전담해선 안 된다. 그러잖아도 간첩 천국 우려가 쏟아진다. 국정원 대공수사권 복원이나 안보수사청 신설이 더 절실해졌다. 간첩죄 대상국을 ‘적국’에서 ‘외국’으로 바꾸고 외국대리인 등록법 제정도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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