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재명·황운하·노웅래 ‘공천 적격’ 이런 심사 왜 하나[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1-12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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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의 공직 후보자 공천 과정이 자질과 도덕성 검증을 거쳐 공정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것은 기본이다. 겉으로만 그렇게 하고, 실제로는 그런 원칙을 지키지 않는다면 국민 눈속임에 지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천에 앞서 공천 적격 여부를 가리는 사전 심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제도 자체는 나쁘지 않다. 그런데 실상을 보면 문제 인사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결과를 낳고 있어 문제다.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원회는 11일 검증 통과자 89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10개 혐의에 3개 재판을 받는 ‘피고인’ 이재명 대표(인천 계양을)는 물론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이 선고된 황운하 의원, 뇌물 및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노웅래 의원도 ‘적격’ 판정을 받았다. 민주당은 지난해 5월 ‘제22대 국회의원선거 후보자 선출 규정 특별당규’도 개정했다. 21대 때 적용된 ‘하급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현재 재판을 계속 받고 있는 자와 음주운전 등 중대한 비리가 있는 자’를 부적격 처리 대상에서 삭제하고 ‘중대한 비리가 있다고 인정되는 자’만 남겨뒀다. 황 의원이 구제되고 이 대표도 노 의원도 개혁 역주행 수혜자가 됐다. 당시 이 대표는 선거법 위반에다 대장동 개발·성남FC 후원금 혐의로 기소(3월)된 상황이었다.

전날 탈당한 이낙연 전 대표는 “민주당이 도덕성을 잃어버렸다. 의원의 41%가 전과자”라고 비판했다. 굳이 검증위라는 절차를 둔 것도 이런 비판을 누그러뜨리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그런 취지라면 기준 적용이 일관돼야 한다. ‘청담동 술자리’ 등 허위 주장으로 ‘가짜뉴스 제조기’로 지탄받는 김의겸 의원도 적격 판정이었다. 사면 복권된 전병헌 전 의원이 부적격 판정을 받았는데, 해당 지역구 현역 의원이 검증위원장을 맡고 있다면 누가 공정하다고 생각하겠는가. 차라리 사전 검증을 없애는 게 정직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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