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GP 지하시설 ‘파괴 확인’ 뭉갠 文정부…진상 밝혀야[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1-15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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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19 군사합의에 따라 진행된 ‘비무장지대 안 상호 1㎞ 이내 감시초소(GP) 철수’와 관련, 문재인 정부가 그해 12월 북한 GP의 완전 파괴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고 “군사적으로 불능화됐다”고 발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합참 등 군 당국은 ‘불능화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반발하고, 심지어 국방부 등이 제대로 된 현장 검증 자체를 훼방했다는 주장까지 나온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이적행위는 물론 여적죄(與敵罪) 여부까지 따져봐야 할 정도로 심각한 사안이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북한 GP 지하시설이 파괴되지 않아 최근 신속히 복구되고 있다는 의문을 제기했고, 현장검증에 참여한 군 관계자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북측 주장만 듣고 불능화됐다는 정부 입장이 나갔다”고 증언하는 실정이다. 남북은 당시 GP가 군사적 긴장감을 고조시킨다는 이유로 전면 철수키로 하고, 시범적으로 군사분계선(MDL)에서 남북으로 1㎞ 이내에 있는 GP 각 11곳을 우선 철거·폐쇄 조치했다. 그해 12월 12일 남북은 검증단을 각각 파견해 철거 여부를 확인했는데, 우리 측은 77명으로 이뤄진 검증단이 북측 GP를 조사했다.

북한이 GP 지하를 요새화해 운영한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바 있다. 그러나 북측은 지표투과레이더(GPR) 등의 장비 반입부터 거부했다. 또 북측이 “폭파로 파묻혀 있다” 등의 핑계를 대며 거절해 1시간30분 만에 검증을 마쳤다. 구경만 하고 돌아온 셈이다. 이런 사정을 군이 국방부에 설명하고, 합참과 국방부 관계자 간의 다툼도 있었지만, 5일 뒤 “병력과 장비가 완전히 철수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지하시설 은닉 여부를 포함해 검증부터 발표까지 의혹투성이다. 9·19 자체가 심각한 안보 자해이지만, 북한 GP 파괴 여부 조사를 뭉갰다면 망국적인 범죄행위다. 감사·수사를 총동원해 진상을 밝히는 게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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