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리스크’ 진솔히 사과하고 책임질 부분은 책임져야[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1-19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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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식이 높아지면서 정치인과 기업인의 사과(謝過)는 1970년대에 사과학(theory of apology)이 생길 정도로 중요한 갈등 관리 수단이 됐다.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사과는 ‘패자의 언어가 아닌 리더의 언어, 승자의 언어’라고 지적하고, 첫 번째 원칙으로 ‘숨기면 작은 것도 커지고 밝히면 큰 것도 작아진다’를 꼽는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 백’ 논란 역시 법률 차원의 시비 이전에 윤석열 대통령과 김 여사가 직접 진솔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2022년 9월 자행된 김 여사에 대한 몰래 카메라 촬영은 단순한 함정 취재가 아니라 정치 공작으로 봐야 한다. 있는 사실을 당사자 모르게 취재한 것이 아니라, 없는 사실을 조작해내려 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엄정한 사법 처리가 필요하다. 또 다른 문제는 정치적 여파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로서는 피해자인데 무슨 책임을 져야 하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국가지도자는 국민 궁금증에 답할 의무가 있다. 윤 대통령 스스로 지난해 10월 “국민은 늘 무조건 옳다. 어떠한 비판에도 변명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하지 않았는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특검법은 재의 요구가 당연했지만,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다수가 거부권 행사를 비판한 것도 ‘명품 백’ 때문이었다. 사과학 기본 이론처럼, 제대로 밝히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문제가 커졌다.

총선을 80여 일 앞두고 민심에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대통령실은 공적 절차를 거쳐 문제의 가방을 보관 중이라고 한다. 그러나 정상외교나 공식 행사에서 공식적으로 주고받은 선물이 아니라는 데 근원적 문제가 있다.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비까지 나오는 이유다. 공직자의 배우자가 금품을 받아선 안 된다(제8조 4항), 배우자의 금품 수수 사실을 알았을 때 신고(9조 1항), 금품을 반환하거나 거부 의사를 밝히도록 한 의무(9조 2항) 등의 조항만 읽어보더라도 그냥 넘어가기가 쉽지 않다.

친북 행태가 의심되는 인사와 교류하며 취임 만찬까지 초청한 것에 대해선 법률 문제 이전에 보수 성향 국민도 혀를 끌끌 찰 정도다. 김 여사에 대한 측은지심이 들 정도의 파격적 조치를 하면 전화위복도 가능하다. 김영란법 위반 수사를 자청하고,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책임져야 할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특별감찰관 추진 등 백약이 무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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