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여사 해법 뻔한데 韓 흔드는 尹대통령, 민심 모르나[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1-22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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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22일 민생 토론회 참석을 돌연 취소하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사퇴 요구를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지난 주말 표면화한 윤·한(尹·韓) 충돌이 감정 대결로 치닫는 양상이다. 양측 갈등은 예견됐지만, 예상보다 빨리 격렬하게 진행되면서 총선 승리라는 공동 목표를 추구하긴커녕 공멸 자초 우려까지 부른다.

4·10 총선이 불과 79일 앞이다. 여당 패색이 짙어지던 와중에 한동훈 비대위가 출범한 지 20일 남짓 지났다. 과거에도 선거를 앞두고 대통령과 여당 사이에 이런저런 갈등은 있었지만, 대통령이 대놓고 비대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는 일은 없었다. 이미 불출마를 선언한 한 위원장은 22일 “제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안다”면서 “제가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의 평소 어법으로 볼 때 사퇴 요구는 사실로 보인다. 실제로 전날 한 위원장과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 윤재옥 원내대표가 만났고,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 의중이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사실이라면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공천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었다고 한다. 한 위원장이 지난 17일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김경율 비대위원의 마포을 출마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 대통령실은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 공천에 대한 대통령의 강한 의지”라는 식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나 근저에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 백 논란이 있다. ‘김 여사는 피해자’라는 윤 대통령 생각과 달리, 한 위원장이 “국민 눈높이” “선민후사”를 강조한 데 대한 배신감이 작동했다는 것이다.

이런 갈등의 핵심 뇌관은 ‘명품 백’ 문제임이 분명해 보인다. 사법적으로는 김 여사가 몰래 카메라를 이용한 정치 공작의 피해자가 맞다. 그러나 정치적으로는 명품 백을 받고도 즉각 돌려주지 않은 데 대한 국민의 의구심이 심각하다. 해법도 간단하다. 정치 공작에 대한 사법 절차를 진행하면서, 당시 상황에 대해 김 여사가 직접 설명·사과하고, 앞으로 그런 오해가 없도록 처신하겠다고 고개 숙이면 된다. 대통령실은 야당의 끝없는 공세를 걱정하지만, 국민은 그 정도로 우매하지 않다. 지금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윤 대통령은 공천 개입과 직권 남용, 김 여사는 청탁금지법 시비에 더욱 휘말리게 될 것이다. 2016년 총선 직전에 벌어졌던 ‘옥새 파동’과는 달리 아직 수습할 시간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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