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세대 문화 아이콘’ 서태지와 아이들 공식 해체선언[역사 속의 This week]

  • 문화일보
  • 입력 2024-01-29 09:17
  • 업데이트 2024-01-2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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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996년 1월 31일 은퇴를 발표하고 다음 날 김포공항에서 괌으로 출국하는 서태지와 아이들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역사 속의 This week

요즘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인기가 높은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는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의 은퇴 파장이 묘사돼 있다. 극 중 열성 팬 윤진이 은퇴 소식에 식음을 전폐하자 남자친구 삼천포가 그녀를 위해 서태지 집에서 변기를 떼어 오는 이야기다. 드라마에서 주요 사건으로 그려질 만큼 서태지와 아이들은 1990년대를 대표하는 문화 아이콘이었다. 이들의 해체 선언은 팬들에게 충격이었을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이슈가 됐다.

서태지와 아이들은 1996년 1월 31일 눈물의 기자회견을 열어 “4년 동안의 음악 생활을 마감하고 평범한 청년으로 돌아가겠다”며 작별을 고했다. “새로운 음반을 만들어내는 창작의 작업은 뼈를 깎는 듯한 고통의 연속이었다”고 했다.

헤비메탈 그룹 시나위의 베이시스트였던 서태지는 당대 최고의 춤꾼 양현석, 이주노와 함께 1991년 3인조 그룹을 결성했다. 서태지와 아이들은 1992년 4월 MBC ‘특종 TV 연예’ 신인 무대에 등장했다. 회오리춤을 열정적으로 추며 ‘난 알아요’를 부르는 이들에게 심사위원들은 10점 만점에 7.8점을 줬고, 심사평도 긍정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10·20대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발라드와 트로트가 주류였던 대중음악의 판도를 댄스뮤직 중심으로 바꾸며 단숨에 가요계를 평정했다. 데뷔 2개월 만에 후속곡 ‘환상 속의 그대’까지 차트 1위를 휩쓸었고, 데뷔 음반은 180만 장이나 팔렸다. 이들의 패션을 따라 헐렁한 티셔츠에 통 넓은 반바지를 입고 벙거지를 쓴 젊은이들이 거리를 활보했다.

X세대의 상징 서태지와 아이들은 실험적인 도전을 하며 끊임없이 음악적인 변신을 거듭했다. 랩과 메탈에 국악을 접목한 ‘하여가’가 실린 2집, ‘발해를 꿈꾸며’ ‘교실 이데아’ 등 사회적 메시지로 주목받은 3집에 이어 갱스터랩을 전면에 내세운 4집의 ‘컴백홈’은 가출 청소년들을 집으로 돌아오게 만들었다.

1995년 발표한 4집에는 ‘시대유감’도 수록돼 있다. 이 노래는 당시 노랫말이 반사회적이라는 이유로 사전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그러자 서태지는 항의 표시로 가사를 빼고 연주곡으로 앨범에 실었다. 팬들의 서명운동을 도화선으로 이듬해 음반 사전심의제가 폐지됐고, 가사를 넣어 싱글로 다시 내놓았다.

서태지를 ‘문화 대통령’으로 불리게 한 이 곡이 29년 만에 부활했다. MZ세대 걸그룹 에스파가 지난 15일 리메이크해 발표한 것이다. 시대와 세대를 초월한 노래는 다시금 세상에 나와 불리고 있다. ‘정직한 사람들의 시대는 갔어/숱한 가식 속에, 오늘은 아우성을 들을 수 있어/…/모두를 뒤집어 새로운 세상이 오길 바라네.’

김지은 기자 kimji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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