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처법 유예 거부, 선거제 당원투표…무책임 극치 巨野[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2-02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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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총선에서 180석을 확보(현재 164석)했던 ‘거대 야당’ 더불어민주당의 폭주와 무책임이 극에 달하고 있다. 영세상공인들의 읍소에도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은 걷어차고, 시장 악순환으로 농민 피해와 정부 재정 부담을 키울 법안들은 밀어붙인다. 비례대표 선출 방식을 놓고 오락가락하더니 급기야 당원투표에 붙인다고 한다.

5∼50인 사업장에 대한 중처법 확대 적용을 유예하기 위한 개정안 처리를 1일 국회 본회의에서 무산시킨 것은, 현장 사정을 무시한 납득하기 힘든 정치적 행패다. 민주당이 막판 조건으로 내걸었던 ‘산업안전청 설치’를 정부·여당이 수용해 타결 전망까지 나왔다. 하지만 의원총회에서 강성 의원들 반발로 무산됐다. 노동계 반발에 휘둘려 절충안을 팽개친 것이다. 83만여 대상 업체의 87%가 준비도 안 됐다는데 그렇게 함으로써 800만 근로자의 일자리를 위기에 몰아넣었다. 같은 시각 중소상공인 3500여 명이 국회에 집결해 외친 절박한 호소도 소용없었다.

같은 날 농수산물가격안정법과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한 것은 농촌 표심을 노린 것이겠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이 역시 농민 피해만 키우는 무책임한 행태다. 농안법 개정안은 채소, 과일 등이 일정 가격 밑으로 떨어지면 정부가 차액을 보상하는 것인데, 대상 품목 생산 쏠림으로 공급과잉이 나타나 다시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양곡관리법의 경우, 가격 보전 기준을 정부가 정하도록 바꿨지만 과잉생산 부작용은 해소되지 않는다. 30조 원 규모의 폴란드 무기 수출 2차 계약 성사를 위해 필수인 한국수출입은행법(수은법) 개정안 처리도 불발시켰다.

그러면서 선거제도 문제는 당원들에게 미뤘다. 모든 당원에게 카카오톡 링크를 보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권역별 병립형 비례제 가운데 선택하는 모바일 투표를 실시한다고 한다. 병립형으로 방향을 튼 이재명 대표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로 보인다. 지도자가 설득하고 매듭짓는 것이 신뢰와 책임 정치의 기본이다. 4년 더 이런 행태가 이어지면 나라가 얼마나 추락할지 예측하기도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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