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는 2%대인데 설 과일 파동 부른 뒷북 대응[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2-05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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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소비자물가 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8% 올라 6개월 만에 다시 2%대 안정세를 보였다. 국제유가 하락이 큰 영향을 미쳤다. 문제는 과일 가격이 28.1%나 치솟은 점이다. 사과(56.8%), 배(41.2%), 토마토(51.9%), 귤(39.8%) 등 신선 과일이 일제히 급등했다. “설 제사상에 과일을 빼야겠다”고 할 만큼 민심이 나빠졌다.

사실 사과·배 파동은 오래전 예고됐음에도 허겁지겁 뒷북 대응하는 모양새는 또 다른 문제다. 지난해 4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업관측’을 통해 사과는 1.3%, 배는 2.1% 재배면적이 줄 것으로 예보했다. 9월에는 ‘농업전망’을 통해 긴 장마로 사과 탄저병이 퍼지면서 사과·배 생산량이 28% 급감할 것이라 경고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재배 지역 북상, 농촌 고령화와 수확철 외국인 인력 배정 차질 등을 주요 문제로 지적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연말이 돼서야 뒤늦게 “사과 생산량이 27.3% 줄고 배 생산량도 26.8% 급감했다”고 인정했다.

사과와 배는 정부가 국내에 병해충이 유입될 수 있다는 이유로 세계무역기구(WTO)의 동식물 위생·검역조치(SPS)에 따라 수입을 금지하고 있는 품목이다. 당연히 수급 전망을 예민하게 따져야 하는 품목인데 뒷북을 치기 일쑤다. 정부는 “계약재배 물량을 긴급 투입하고 설 성수품 가격 할인에 예산 840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한다. 가공용으로 활용하던 비정형과 출하도 지원할 방침이다. 국가·도시 비교 통계 사이트 넘베오(Numbeo)에 따르면, 한국 과일값은 6년 연속 압도적 세계 1위로 집계됐다. 유통 구조 개혁과 수입 개방 확대 등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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