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선거법 유지한 채 ‘더 나쁜 위성정당’ 선언한 李[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2-05 11:43
  • 업데이트 2024-02-05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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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다수 의석으로 선거 관련 법안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가 5일 비례대표 배분 방식으로 현행 ‘준연동형’ 유지를 선언했다. 돌고 돌다 결국 4년 전으로 퇴행한 것도 모자라, 이번엔 대놓고 위성정당 창당까지 공언했다. ‘그나마 정직한’ 민주당의 위성정당도 아닌 ‘통합형’ 위성정당 방침을 밝힘으로써 4년 전보다 더 심각한 꼼수 야합의 길도 열어놨다.

총선을 65일 앞둔 이날 이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에서 “준연동제 안에서 승리의 길을 찾겠다”고 했다. 한때 병립형 회귀와 전 당원 투표 등을 검토했지만, 당 안팎에서 비난이 일자 현행 유지를 선택한 것이다. 그러면서 모든 책임을 여당 탓으로 돌렸다. “여당이 위성정당금지법을 거부했고, 권역별 비례대표제도 반대했다”면서 “여당의 위성정당을 막을 방법이 없어 준연동제의 취지를 살리는 통합형비례정당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적반하장이자 사실 왜곡이다. 애초 위성정당 금지와 연동형 유지는 이 대표의 대선 공약이다. 여당이 위성정당 금지가 실효성이 없다는 판단 하에 준연동형 유지를 가정해 준비한 것을 기정사실로 몰며 핑계로 삼는 것은 얄팍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얼마 전까지도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며 병립형 회귀를 시사했다가 연동형 유지, 권역별 병립형 등 득실을 따지느라 갈팡질팡한 당사자는 이 대표다.

이 대표가 밝힌 비례연합정당은 ‘금배지 거래’ 무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비례대표 당선이 보장되면 지역구에서 민주당 지지 운동을 하겠다는 담합이나 마찬가지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위성정당은 정상적으로 원내에 진입하기 힘든 인사들의 우회로 성격이 강했다. ‘청담동 술자리’ 가짜뉴스 김의겸, 조국 전 장관 아들과 관련 의원직을 상실한 최강욱,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은 윤미향 등이다. 전당대회 돈봉투 혐의로 구속된 송영길 전 대표, 입시 비리로 1심 유죄를 받은 조 전 장관 등도 위성정당을 통해 의원직을 노릴 수 있다. 이제 국민의 냉철한 판단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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