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에게 아파트 물려줬는데…아들부부가 나를 쫓아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SCMP 보도화면 캡처

80대 중국인 부부가 손자에게 아파트 소유권을 물려줬다가 아들 부부에게 쫓겨난 사연이 전해지며 현지 여론이 들끓고 있다. 노부부는 아파트 밖에서 노숙자처럼 밤을 지내야 했으며 충격으로 결국 건강이 악화되고 말았다. 이들은 현재 집을 되찾기 위한 법률적 도움을 구하고 있는 상태다.

최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손자에게 재산을 물려준 뒤 아들로부터 집에서 쫓겨난 86세 진 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진 씨는 1990년대부터 같은 80대인 아내와 함께 해당 아파트에 거주했다. 아파트는 진 씨가 다니던 대학에서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몇 년 전 진 씨가 수술 후 건강이 나빠지자 진 씨의 아들과 며느리는 자기 아들에게 부동산을 물려주도록 종용하기 시작했다. 진 씨의 아내는 먼저 집을 물려줬다가 집을 잃을까 봐 걱정했지만, 진 씨는 가족을 신뢰하는 마음으로 아내에게 알리지 않고 아파트를 물려주겠다고 서명했다. 소유권 이전 금액은 105만 위안(약 2억 원)이었다.

진 씨는 매체에 "그 아파트는 결국 내 아들과 손자에게 갈 것이기 때문에 내가 죽기 전에 그들이 내게 끔찍한 일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진 씨는 "아들 부부는 실제로 (아파트 소유권을 이전받으면서) 한 푼도 지불하지 않았다. 소유권은 바로 손자에게 돌아갔다"며 "하지만 나는 그 아파트를 사용할 권리가 있다. 아내와 나는 죽을 때까지 그 아파트 안에서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진 씨의 건강이 악화해 승강기가 없는 아파트를 드나드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되자, 진 씨는 이 아파트를 우선 친구에게 임대한 뒤 저층의 다른 주택으로 이사했다. 그러자 진 씨 아들은 해당 아파트를 팔고 그 돈으로 빌라를 사겠다고 했다. 충격을 받은 진 씨가 이를 만류하자, 임대료 수입을 모두 챙긴 아들이 폭언을 했다.

진 씨는 임대한 아파트의 계약 기간이 끝나자 원래 자신의 아파트로 갔다. 그러나 아들이 자물쇠를 바꾼 것을 발견했다. 진 씨는 "(아들 말로는)손자가 본인 아파트라고 주장하며 나에게 아파트를 사용할 권리가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무기력한 부부는 아파트 밖 차갑고 딱딱한 바닥에서 잠을 잤지만 무정한 아들과 며느리는 개의치 않았다고 한다.

진 씨는 이 같은 사태에 충격받아 스트레스를 받아 쓰러지고 말았다. 진 씨의 아내가 아들에게 아파트에서 쉬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아들 부부는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노부부는 어쩔 수 없이 게스트하우스로 거처를 옮겼고 집을 되찾기 위해 법률적 도움을 구한 상태다.

이 같은 사연은 현지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네티즌들은 "아들은 정말 악마다" "진 씨가 집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분노했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