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중복상장 줄여야 ‘만년 저평가’ 탈출”

  • 문화일보
  • 입력 2024-02-13 11:58
  • 업데이트 2024-02-13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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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얼마나 오르려나…’ 설 연휴 기간 미국 뉴욕증시의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5000을 돌파한 영향으로 13일 코스피도 장 초반 1% 넘게 오르면서 2650선을 탈환했다. 원·달러 환율은 1.6원 오른 1329.8원으로 출발한 가운데 이날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 세계 꼴찌 K - 증시, 체질 바꾸자 - (上) 주주가치 높이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더블카운팅 탓 투자자 불신
자사주 소각 의무화도 필요
연기금도 국내 증시서 발빼

정부 자본시장대책 곧 확정
일각선 “총선용 정책” 우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부의 구상은 일본처럼 주주 친화적인 정책을 펴는 기업을 공개하는 ‘네임 앤드 셰임’(Name & Shame·공개적 망신주기) 전략으로 요약된다. 그러나 해당 정책으로 국내 증시 부진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되는 지배구조(거버넌스) 문제 해소까지는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기업가치 제고를 이끌 정책 도입이 필요하다며 복수상장에 따른 더블카운팅 문제 해소, 기업의 자사주 소각 의무 등 장기적 관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3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2월 중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하는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최종적으로 확정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가 상장사들에 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표를 권고하고, 이에 맞춰 상장사들도 주가순자산비율(PBR)이나 자기자본이익률(ROE) 목표치를 포함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저PBR 중심으로 단기 과열되는 양상이 있지만, 관련 정책 도입에 따른 기대감으로도 볼 수 있다는 생각”이라며 “중장기적인 기업 변화와 시장 선순환 구조를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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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부 시각과 달리 정책이 실질적인 시장 변화는 이끌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증시 제고를 위해선 국민연금 등 연기금 수급이 필수인데, 연기금은 국내 증시에서 발을 빼고 있다. 코스콤에 따르면 연기금은 올해 들어 지난 8일까지 코스피·코스닥에서 총 6050억 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는 지난달 22일 이후 순매수 전환한 날이 많았지만, 최근 코스피 상승에 따른 기계적 변화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연기금 내에서는 이번 정책이 장기적으로 시장에 정착될 정책인지, 아니면 오는 4월 총선용 카드인지 여전히 불신하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도 한국식 지배구조 문제가 개선돼 투자자 불신이 해소되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한다. 우선 국내 증시의 모·자회사 동시 상장에 따른 더블카운팅 효과 해소가 급선무다. 복수상장은 모회사 지분율이 50% 이상인 자회사가 모회사와 함께 상장된 경우를 말한다.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LG화학 지분율 81.8%) 사례가 대표적이다. 2021년 말 기준 한국의 복수상장 비율은 8.5%로 일본(6.1%), 프랑스(2.2%), 독일(2.1%), 미국(0.5%)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할 때 매우 높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상장사들의 복수상장으로 인한 이익 더블카운팅 규모는 2020년 8조7000억 원에서 2년 뒤 19조700억 원으로 급등했다”며 “순이익에서 더블카운팅 효과를 제거할 경우 PER은 1.1배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사주 매입 뒤 소각하는 절차도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달 30일 금융당국은 ‘상장법인 자기주식 제도개선 간담회’를 개최했지만, 자사주 소각은 의무화보다는 공시 강화 수준에서 논의를 마쳤다. 국내 기업들은 자사주를 매입한 뒤 소각하지 않고 경영권 방어를 위해 사용하는 경우가 잦았다. 자사주 매입은 주가 부양 효과가 커 최근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플랫폼(메타)은 400억 달러(약 50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공개하면서 주가가 하루 만에 20% 가까이 폭등하는 효과를 보기도 했다. 김우진 서울대 교수는 “자사주 매입이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시장에서 평가받기 위해서는 단순히 매입에 그치지 않고 최종적으로 소각까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신병남 기자 fellsic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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