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택배 포장 규제 혼선, 불신 더 커진 환경부 역량[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2-1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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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택배 포장 규제가 논란이다. 포장 재질·방법에 관한 기준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이 오는 4월 30일 시행될 예정이지만, 정작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예정했던 기본 가이드라인조차 내놓지 않아 유통업계가 큰 혼란에 빠졌다. 작은 제품 하나도 큰 상자에 넣는 과대 포장 문제를 막겠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포장 용적과 횟수까지 시시콜콜하게 제한하는 과도한 규제 자체가 새로운 문제를 불렀다.

환경부는 ‘일회용 택배 포장’ 규제를 윤석열 정부 출범 직전인 2022년 4월 발표했다. 포장 용적의 빈 공간을 50% 이하로, 제품 자체 포장을 제외한 포장 횟수를 한 번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핵심이다. 새 규제에 맞추려면 다양한 규격의 택배 상자가 필요한데도 가이드라인이 없는 탓에 유통업계는 애가 탄다. 당장 냉장·냉동이 필수인 가공식품 배송부터 비상이 걸렸다. 신선도를 유지하려면 아이스팩 등 보랭재가 필수지만, 환경부는 보랭재가 포장의 빈 공간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제품 파손을 막기 위한 뽁뽁이 등 완충재도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택배 공간의 40%를 제품으로, 30%를 보랭재·완충재로 채우면 기준 위반으로 최대 3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준비가 미흡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대혼란이 우려된다.

일회용품 규제 실패의 데자뷔로 비친다. 종이컵 규제와 플라스틱 빨대 금지 등과 관련, 현장에서 따라갈 수 없다는 편의점·카페 등의 호소에 유예를 반복하다가 지난해 11월 폐기해야 했다. 환경 지상주의 이념과 탁상공론은 위험하다. 출발이 잘못됐으면 폐기라도 제때 해야 한다. 환경부는 통합 물관리에 실패해 국토교통부로의 재이관 추진과 함께, 공무원 교환 근무까지 시행하고 있다. 환경부 공무원들의 역량과 이념에 대한 불신이 갈수록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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