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투쟁” vs “파업명분 있나”… 의료계 내부 갈등도 확산

  • 문화일보
  • 입력 2024-02-26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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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파 주도속 이탈 커지지만
“환자 지켜야” 의견도 적지않아
교수도 지지파 vs 중재파 갈려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진료 거부)이 지난 19일부터 일주일째 이어진 가운데 의사 사회 내부에서 찬반 의견이 엇갈리면서 ‘의의(醫醫)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전공의와 의대 교수 등 목소리가 큰 강경파가 의사 여론을 대표하고 있지만, 적어도 의사라면 환자 곁을 지키면서 정부와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내부 의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집단으로 병원을 떠난 전공의 빈자리를 전임의와 교수들이 채우는 와중에 조선대병원 등 일부 병원에서는 전임의들마저 이탈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연세대의대 교수평의회 등은 전공의들이 처벌받으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란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의료계에서는 이러한 의사 움직임을 강경파가 주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환자의 건강과 생명 보호라는 의사의 본분을 지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A 교수는 “대다수 의대 교수들이 전공의 파업을 지지한다고 여기겠지만, 침묵하는 다수도 상당하다”며 “교수들까지 집단행동을 거론하는 건 학생을 가르치는 스승으로서 할 말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A 교수는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병원과 학교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돕는 게 교수와 의대학장이 지금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전공의들 내부에서도 균열 조짐은 있다. 일부 전공의들은 집단 사직의 정당성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에 따르면 빅5(서울아산·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 병원) 일부 전공의들은 집단 사직 논의 과정에서 “전공의들이 요구한 사항이 필수의료 정책에 많이 반영됐는데, 단지 ‘숫자’만 놓고 파업하는 게 정말 명분이 있는 거냐”고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각 의대 교수협의회도 분절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서울대 의대, 성균관대 의대 등 교수협의회가 잇따라 정부와 의사 단체 간 중재 입장을 밝혔지만 의견 스펙트럼이 다양해 통일성은 없다. 정부와 전공의단체 등 양측 이견을 조율할 만큼 대표성을 띠지도 않아 중재 역할을 하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사단체 내부에서는 “누가 대표성을 줬느냐”는 등 불만도 나오고 있다.

의대 교수들 사이에서는 의협이 어린 전공의들을 부추겨 총대를 메게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의협 임원들이 내뱉은 막말도 의대 교수들의 반감을 일으키고 있다. 서울 상급종합병원 B 교수는 “의협은 2020년 파업처럼 항상 전공의 뒤에 서 있다”며 “개원의 집단인 의협이 교수들 입장을 대변 못 하는데도 이들 막말이 의사사회 전체 의견인 것처럼 호도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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