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실망감에… 코스피, 이틀째 하락세

에너지공기업만 연일 상승세
밸류업 수혜 보험·은행 등은
기대치 낮아지며 약세 이어가

기업 13.7%만 자사주 소각
SK이노, 7936억으로 1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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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K-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꺼내 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내용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국내 증시가 이틀 연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27일 오전 10시 7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03포인트(0.15%) 내린 2643.05를 나타내고 있다. 지수는 전날보다 7.68포인트(0.29%) 오른 2654.76으로 개장했으나 곧 반락했다. 같은 시각 코스닥도 전 거래일보다 6.15포인트(0.71%) 내린 861.25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발표된 지난 26일에도 전장 대비 20.62포인트(0.77%) 빠진 2647.08에 마감했고, 코스닥 역시 1.17포인트(0.13%) 내린 867.40에 장을 마쳤다.

업종별로 보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 업종으로 꼽히는 보험·은행·증권 주가 1.0% 안팎의 하락률을 나타내고 있다. 발표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내용이 투자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영향으로 보인다.

반면, 상대적으로 주가 등락이 작은 편인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에너지 분야 공기업 주가는 이날도 밸류업 테마주로 주목받으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에너지 공기업들의 경우 최근 개별 기업 실적 개선 흐름에 시장의 기대감이 맞물려 단기 급등하는 모양새다.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이날 오전 10시 2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50원(0.50%) 상승한 3만 원, 600원(1.49%) 오른 4만900원을 각각 나타냈다. 다만, 에너지 공기업들의 최근 주가 상승에도 이른 시일 안에 시장의 주주 환원 기대에 부응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으로 최근 기업들의 자사주 소각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지만, 최근 1년간 자사주 보유 대기업의 13.0% 정도가 자사주를 소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내 352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2022년 이후 현재까지 자사주 보유 및 소각 현황을 분석한 결과, 자사주 보유 기업은 234개사로 조사됐다. 이들 기업의 자사주는 총 10억853만 주로, 총 발행주식 460억4275만 주의 2.2%를 차지했다. 조사 대상 234개사 중 지난 1년간 자사주 소각을 시행했거나 지난 23일까지 소각 결정을 공시한 기업은 13.7%인 32개사(소각금액 총 6조3955억 원)로 집계됐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