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리스크 대책은 자유연대 확장[포럼]

  • 문화일보
  • 입력 2024-02-2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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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한 한림대 교수·정치학

27일 미국 미시간주에서 치러진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은 6번째에 불과하고 아직 50개의 경선이 더 남았으나 후보는 이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지지율 차이가 그렇게 크진 않은 와중에도 트럼프 행정부 2기에 대한 논의는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2.0 가운데 자주 언급되는 하나는 미국 대외정책의 급변이다. 지난 10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유세에서 그는 미국 동맹국들의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발언의 일부를 그대로 옮기면 이렇다.

“나토(NATO)가 내게 딱 걸린 적이 있어요. … 주요국 대통령 중 한 명이 일어나 말하기를, 만약 우리가 돈을 내지 않고 있는데 러시아 공격을 받는다면 미국은 우리를 보호할 건가요? 내가 당신 나라는 채무를 갚지 않았다고 했더니, 그렇다고 하더군요. 그런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미국은 당신 나라를 보호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고 난 말했습니다. 사실 난 러시아가 원하는 건 뭐든 하라고 부추길 겁니다. 당신 나라는 내야 할 돈을 내야 합니다.(환호)”

이 장면은 트럼프의 사고방식이 안보 장사로 불릴 정도이며, 이를 지지하는 유권자가 적지 않음을 보여준다. 유세 발언에서 보듯이, 트럼프의 정책 상품은 포퓰리즘에 바탕을 두고 있다. 설득과 웅변이라는 레토릭으로 지지의 확장과 심화를 도모한다. 특히, 외부 세력에 대한 포퓰리즘 레토릭은 내부의 다른 세력을 대상으로 하는 것보다 쉬운 편이다. 직접 체험하지 못한 대상이고, 반론이나 저항이 잘 체감되지 않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미국의 대외정책은 대선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중 어느 당이 승리하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주장되기도 했으나, 일반적으론 대선 결과에 따른 큰 차이가 없다고 정리됐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미 대외정책이 대선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지난번 트럼프의 대통령직 수행이 워낙 파격적이어서 그런 것으로 보인다.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기존 동맹 파기는 선택 가능한 정책 옵션이고, 국제질서는 대대적으로 변하게 될 것이란 주장이 나온다.

세계 각국은 미 대선 결과가 자국에 유리하도록 노력하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의 대비책도 마련하고 있을 것이다. 특히, 국가안보에서는 도저히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블랙스완 현상에도 대비해야 한다. 상대 도발을 격퇴할 방어력, 상대의 도발 행위를 억제하는 억지력, 상대의 도발 동기를 없애는 예방력 모두가 필요하다. 그 대책으로는 자주국방, 동맹 강화, 외교 확장 등이 있다.

전략 계산에 능숙한 협상가라면 원하는 결과를 오히려 비즈니스 협상 방식의 상대에게서 얻기 쉬울 수 있다. 비즈니스 이익에는 가치 재화까지 포함된다. 경합적(rival) 비용 분담의 문제보다 비(非)경합적 공유 가치의 강조는 협력을 위한 효과적인 설득 방식 중 하나다.

동맹을 돈으로 사고 돈 때문에 버리는 상황에서는 동맹이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가치 공유가 동맹 체제 공고화에 도움 된다는 점에서 자유민주주의와 같은 가치의 공유는 돈 이상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 특히 평화 구축 방안으로 평화협정론과 민주평화론이 대치하는 동북아에서는 진정한 민주주의에 기반한 가치 공유가 효과적 연대 기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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