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마이크론 5세대 HBM 충격, 사면초가 K-반도체[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2-28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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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회사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27일 세계 최초로 AI용 반도체 핵심 부품인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양산에 들어간 것은 충격적이다. 엔비디아의 신제품인 H200에 탑재되고 대만 TSMC와 패키징을 협업한다며 업체 실명까지 공개한 점도 예사롭지 않다. 반도체 파운드리(주문 생산)에 참전한 인텔도 마이크로소프트 등에서 150억 달러(약 20조 원) 규모의 AI반도체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미국 업체들끼리 일감 몰아주기와 반도체 역습을 예고하는 불길한 대목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올 상반기 HBM3E 양산에 들어가기로 했으나 D램 분야에서 ‘만년 3위’로 불리던 마이크론이 먼저 치고 나온 것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전이다. HBM은 미세한 구멍을 맞추면서 D램을 여러 층 쌓아 올리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며, 혁신적인 처리 속도와 저전력으로 AI용 GPU(그래픽처리장치)에 필수불가결한 핵심 부품이다. D램보다 4배 비싸고 수익성은 5∼10배 높은 ‘미래 먹거리’다. HBM은 올 1분기에 전체 D램 시장의 20%를 넘어서고, 2027년까지 시장 규모가 51억7000만 달러로 5배가량 폭발할 블루오션이다.

다행히 하이닉스는 4세대 HBM 시장을 선점하면서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도 이날 마이크론 8단에 맞서 12단 HBM3E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초격차 혈전은 더 치열해진다. 칩4 동맹이, 슬그머니 미·일·대만이 손잡고 한국을 협공하는 구도로 바뀌고 K-반도체는 사면초가 신세다. 품질과 가격경쟁력, 수율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 기술 혁신과 양산 노하우 외에 다른 길은 없다. 국가 대항전이 된 반도체 전쟁에서 범국가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점은 너무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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