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위장관 수술도 제한 수용… 신음하는 응급실

  • 문화일보
  • 입력 2024-03-04 11:53
프린트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긴장감 가득한 대학병원 정부가 미복귀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정지와 형사 고발 등의 절차를 시작한 4일 오전 서울의 한 대학병원 전공의 전용 공간에서 의료진이 오가고 있다. 문호남 기자



사직 전공의들 대부분 미복귀
남은 전임의·간호사 과로 호소
복지부 “오늘 긴급상황실 개소”


집단 이탈한 전공의들이 정부가 제시한 ‘복귀 시한’을 넘기고 병원으로 돌아오지 않으면서 ‘3월 의료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공의 집단행동 14일째인 4일 주요 대형 병원 응급실은 인력 부족 문제로 중환자마저 제한해 받고 있고, 전공의 업무 공백을 메우고 있는 전임의들 사이에서조차 사직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이에 정부는 이날부터 전국 4개 권역의 응급환자 전원을 지원하는 긴급상황실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의료계에 따르면 ‘빅5 병원(서울아산·서울대·신촌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을 포함한 주요 병원들에서 전공의 복귀 움직임은 미미하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전공의 190명 중 사직서를 제출한 150명의 전공의가 거의 미복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9일 기준 진료 현장을 이탈한 전공의 8945명 중 복귀한 이들은 565명에 불과하다. 서울 한 대학병원 교수는 “전공의들 사이에서 본인들이 ‘착취당했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고 있어 면허 정지를 당하면 차라리 깔끔하게 1년 쉬겠다는 목소리까지 들린다”면서 “전공의를 그만두는 한이 있더라도 복귀 의사는 없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미 수술을 평시대비 50% 이상 줄여 운영하고 있는 빅5 병원들은 응급환자마저 가려 받고 있다. 이날 신촌세브란스는 뇌출혈·위장관 응급수술 등을 마취 지원 여부에 따라 제한적으로 수용하고, 서울아산병원은 내과중환자실(MICU) 응급 진료를 볼 수 없다고 안내하고 있다.

현장에 남은 의료진은 극도의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빅5 병원 한 간호사는 “10시간 동안 물 한잔 못 마시고 화장실도 못 가는 격무가 일주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면서 “교수부터 말단 간호사까지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한계이다 보니 슬슬 현장에서 전공의들에 대한 원망의 목소리도 나온다”고 말했다. 전임의들 사이에서는 이탈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수도권 대학 병원 한 교수는 “새로 계약한 전임의들이 오늘부터 출근해야 하는데,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전임의마저 임용 포기 등 집단행동에 나서면 빅5 병원의 경우 수술과 입원을 30∼40%대까지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들의 전공의 비율은 전체 의사의 37%, 전임의는 16%에 달한다.

전수한·김린아·조율·노지운 기자
관련기사
전수한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