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보다 먼저 피어 희망 전하는 ‘찐’ 봄전령사…‘黃梅’ 영춘화[정충신의 꽃·나무 카페]

  • 문화일보
  • 입력 2024-03-10 10:13
  • 업데이트 2024-03-10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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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3∼4월에 피는 개나리꽃보다 한 템포 앞서 2∼3월에 피는 봄의 전령사 영춘화. 매화와 거의 같은 시기에 꽃을 피워 노란 매화인 ‘황매(黃梅)’라고도 한다. 3월9일 서울 종로구 인왕산 자락 월암근린공원서



중국 북부가 원산지로 토종인 개나리와 차별…같은 물푸레나무과
매화와 비슷한 시기 피어 ‘黃梅’,장원급제자 관모 꽂는 ‘어사화(御賜花)’로 불려
꽃말은 ‘사모하는 마음’‘희망’…‘봄맞이꽃’보다 먼저 피는 진정한 봄의 전령사


<돌담을 넘어서/땅으로 발을 딛는/영춘화 가지마다/찾아온 봄소식에/매화도/뒤처질세라/앞다투어 나서건만

//어사화 머리 꽂고/삼현육각 울리던/옛 시절 정겹던 일/이웃은 어디 가고/그 봄날/신명나던 삶은/무덤 되어 누웠으니//세월을 탓할까/세상을 탓할까/각박한 인정은/정치만큼 혼란하고/나라야 어떻게 되건/나만 살면 그만인가?>

아동문학가이기도 한 이창근 시인이 지난달 말 쓴 ‘영춘화의 봄맞이’는 진정한 봄의 전령사 영춘화에 빗대 4·10 총선 전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의 혼탁하고 암담한 시국을 탄식한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3월 9일 서울 종로구 홍파동 인왕산 자락 월암근린공원서 스위스 대사관을 배경으로 핀 영춘화. 꽃자루가 길고 붉은빛을 띤다.



영춘화(迎春化)는 문자 그대로 봄을 맞이하는 꽃, 봄맞이꽃이다. 봄을 맞이하는 꽃이라는 이름을 가진 ‘봄맞이꽃’이란 우리 이름을 가진 꽃이 있긴 하다. 작은 별들이 빛나는 것 같은 토종 봄맞이꽃은 봄이 한창 무르익은 4월에나 볼 수 있다.

그래서 2∼3월에 개나리보다 먼저 찾아오는 노란 영춘화를 진정한 봄맞이꽃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시인이 제목에 ‘봄맞이’라 이름 붙인 건 그런 의미일 듯하다.

우리에게 봄소식을 알려주는 가장 확실한 꽃, 봄의 전령사는 바로 영춘화다. 벌써 2월부터 영춘화가 피었다는 소식이 사진과 함께 전국에서 거의 동시에 들려 온다.담장을 넘어 늘어진 영춘화가 동네 골목을 노랗게 물들인다. 영춘화와 동시에 매화 산수유에 이어 개나리가 세상을 온통 노랗게 물들이게 될 것이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영춘화 꽃잎 끝은 5∼6개로 갈라져 평평하게 핀다영춘화의 줄기는 녹색이지만 개나리는 회갈색의 줄기여서 차이가 확연하다



토종 ‘봄맞이꽃’과 달리 영춘화는 중국 북부가 원산지다. 이 때문에 영춘화를 ‘중국 개나리’라고도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관상용으로 남부지방에서 심었는데, 겨울이 따뜻해지면서 수도권에서도 재배된다.

비교적 이른 봄에 피는 꽃이라 부르는 이름이 많다. ‘봄맞이꽃’이라고 하고, 매화와 거의 같은 시기에 꽃을 피워 노란 매화인 ‘황매(黃梅)’라고도 한다. 조선시대 장원급제자의 관모에 꽂는 ‘어사화(御賜花)’로 쓰였다고 해 어사화라고도 한다. 가지가 늘어진 모습이 영락없는 어사화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영춘화는 개나리꽃보다 좀 더 깨끗해 보인다. 꽃잎에 흰색이 감돌기도 한다. 노랗고 하얀 청초함이 영춘화가 개나리보다 훨씬 뛰어나다.개나리는 꽃부리가 4개로 갈라진 만리화에 가깝다.



잎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멀리서 보면 여기저기 메마른 가지 사이 노란색으로 피어서 막 필 무렵의 개나리꽃으로 착각하기 쉽다.

영춘화와 개나리는 닮은점이 꽤나 많다. 둘 다 노란색에다, 잎이 나기 전에 꽃이 핀다.물푸레나무과에 속하는 친척이다. 하지만 가까이 가서 자세히 들여다 보면 차이가 확연하다.개나리는 개나리속, 영춘화는 물푸레나무속이라 뜯어 보면 다른 점이 많다.

영춘화는 개나리꽃보다 좀 더 깨끗해 보이고 처음에 꽃잎에 흰색이 감돈다. 노랗고 하얀 청초함이 영춘화가 개나리보다 훨씬 뛰어나다.

실제 개나리는 함경도를 제외한 한반도 어디서나 자라나는 우리나라 특산종이지만 영춘화는 중국이 원산지다. 3~4월에 샛노란 꽃이 먼저 피어나고 그 후에 가장자리가 깔쭉깔쭉한 잎이 서로 마주보며 돋아난다. 꽃잎이 네 갈래로 갈라져 길쭉하게 뻗은 점이 특징이다. 같이 꽃이 피는 시기나 꽃이 지고 잎이 나는 시기나 할 것 없이 영춘화의 줄기는 녹색이지만 개나리는 회갈색의 줄기여서 차이가 확연하다.

영춘화는 ‘미니 개나리꽃’이다. 개나리꽃보다 크기가 더 작고 꽃받침조각과 꽃잎이 6개로 꽃부리가 4개로 갈라진 개나리와 다르다. 피는 시기도 개나리보다 한 템포 빠르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멀리서 보면 개나리 필 무렵을 연상시킨다. 영춘화와 개나리는 노란색, 잎보다 꽃이 먼저 피고, 물푸레나무과에 속하는 등 닮은 점이 많다.



영춘화의 새 가지는 녹색이고 네모지며 줄기는 아래로 쳐진다. 잎은 마주 나고 1회 깃꼴겹잎이며 작은 잎은 3∼5개로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꽃은 넓은 깔때기 모양이며 각 마디에 마주 달린다. 꽃자루가 길고 붉은빛을 띠며 꽃잎 끝은 5∼6개로 갈라져 평평하게 핀다. 작은 잎은 긴 타원형으로 길이 1∼3㎝이고, 앞면은 짙은 녹색이며 가장자리에 짧은 센털이 있다. 수술은 2개인데 꽃통 안쪽에 붙는다.

영춘화는 향기가 거의 없거나 미약한 향이 난다. 땅에 닿으면 그곳에서 뿌리가 나온다. 왕성한 발근력을 활용해 번식도 꺾꽂이로 한다.

개나리와 가깝기는 영춘화보다 만리화다. 만리화는 색이 같은 노란색일 뿐만 아니라 꽃부리가 4개로 갈라지는 것도 개나리와 같다. 다만 만리화 꽃부리는 좁고 가파르다.

영춘화의 꽃말은 ‘사모하는 마음, 희망’이라고 한다. 아직 아침 기온은 영하를 오르내리지만 절기(節氣)도 날씨도 봄이다. 새봄이 모든 이들에게 희망을 갖게 되는 계절이길 기대한다.

글·사진=정충신 선임기자
정충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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