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은행, 3900억원 ‘본국 고배당’… 사회공헌은 순익의 2 ~ 3%로 여전히 인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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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제일은행, 순익10% 감소에도
배당률 70%대 달해 2500억원
씨티은행은 전년이어 50%로 1388억원

SC제일은행·한국씨티은행 등 주요 외국계 은행들이 올해도 고배당 논란에 휩싸였다. 이들 은행은 지난해 실적을 기반으로 약 3900억 원의 배당금을 본국에 송금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배당률이 50∼70%대에 달한다. 외국계 은행은 고금리 시기에 손쉽게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벌어들인 금액 대부분을 해외 본사에 보내고 국내 재투자나 사회공헌 등에는 매우 인색한 것으로 드러나 매년 비판을 받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지난 15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본사에 대해 500억 원 규모의 결산 배당을 의결했다. 배당은 오는 29일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SC제일은행은 앞서 지난해 11월에도 2000억 원의 중간배당을 한 바 있다. SC제일은행은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10.1% 줄어든 3506억 원이라고 밝혔는데, 2500억 원의 배당이 최종 확정되면 현금 배당률이 약 71.31%에 이르게 된다. SC제일은행은 지난 2020년 490억 원, 2021년 800억 원, 2022년 1600억 원을 각각 본사에 배당한 바 있다.

씨티은행도 지난달 15일 정기 이사회에서 본사에 대해 약 1388억 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은행에 따르면 배당률은 전년과 같은 50.0%로 유지됐다. 씨티은행은 2020년 465억 원, 2022년 732억 원을 배당한 바 있다. 2021년에는 소비자금융 부문 철수에 따른 희망퇴직 비용으로 인해 당기 순손실을 기록, 배당을 하지 못했다.

외국계 은행들의 배당 성향은 국내 은행권의 2∼3배에 달한다. 사실상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금 대부분을 외국 본사에 보내고 있어 ‘국부 유출’ 논란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지분율에 따른 배당을 지적할 수는 없지만, 이들 외국계 은행이 정작 국내 사회공헌 등에는 매우 인색하다는 점 때문에 매년 비판을 받는다. 2022년 기준 SC제일은행의 사회공헌비 지출은 약 107억 원으로, 순이익 대비 2.32%에 불과하다. 씨티은행도 2022년 기준 75억 원으로, 순이익 대비 3.62%에 그치고 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