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과 집단 이탈 전공의 ‘대화’ 만시지탄이다[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4-03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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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진료 현장을 집단 이탈한 전공의 사이에 직접 대화 국면이 열린 것은 늦었지만 다행한 일이다. 전국의대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의 조윤정 홍보위원장이 2일 “윤 대통령은 전공의를 만나 달라” “전공의도 조건 없이 대통령을 한 번만 만나 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대통령이 전공의를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며 3일 대통령 일정을 비워두는 등 호응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은 일단 “상황을 확인 중”이라는 입장이다. 이미 대통령실은 “2000명이란 숫자에 매몰되지 않겠다”며 유연한 입장을 표명했다.

전공의 사태 43일째를 맞으면서 병원들도 한계상황이다. 전공의 비중이 46%인 서울대병원은 하루 10억 원씩 적자를 내며 2일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60개 병동 중 10개 병동을 폐쇄했다. 전국 대형병원 중 심근경색·뇌출혈 등 27개 중증 응급 질환을 진료할 수 없는 곳이 14개로 늘어났다. 이탈 전공의들은 행정처분(면허정지)과 형사처벌(업무복귀 명령 미준수) 압박에도 별다른 반응이 없다. 상반기 인턴 예정자 중 88%가 등록을 거부했다.

대한의사협회 비대위가 “대통령이 전공의와 만나 결자해지해 달라”고 요구한 만큼 대전협은 유일한 대화 창구나 다름없다. 그동안 보건복지부 2차관 등은 재량권이 없어 전공의를 만나도 겉돌았다. 전공의는 주 100시간 근무하고 최저임금을 받으며 필수의료를 떠받쳐온 기둥이다. 이들의 집단 이탈에 한국 의료의 민낯이 드러났다.

수십년 지체된 의료개혁을 놓고, 정부와 전공의는 적대적이 아니라 동반자 관계다. 의대 증원 숫자만 제외하면 전공의 처우 개선, 필수의료 수가 현실화 등 큰 입장 차이도 없다. 정부는 법과 원칙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최대한 유연성을 발휘하고, 전공의들은 “의대 증원 백지화” 같은 비현실적 주장은 접고 열린 마음으로 대화에 나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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