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병으로 걷지 못하지만… ‘꿈’ 있기에 좌절 안해”

  • 문화일보
  • 입력 2024-04-05 11:43
  • 업데이트 2024-04-05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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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3학년 김재준(21·앞줄 왼쪽 네 번째) 씨가 지난달 28일 경기 성남시 SK-u타워에서 진행된 SK C&C ‘2024년 행복 정보기술(IT) 장학금 전달식’에서 장학금 팻말을 들고 있다. SK C&C 제공



■ SK C&C ‘행복 IT장학생’ 뽑힌 김재준 서울대 컴퓨터공대생

“초·중시절 코딩 공부 빠져
고교때부터 못걸어 휠체어
컴파일러 희망 꼭 이룰 것”

SK, 올해도 38명에 후원금


“선천성 근육병으로 휠체어를 타지만, 남들보다 책상에 오래 앉아 있는 끈기는 자신 있어요.”

올해 SK C&C ‘행복 정보기술(IT) 장학생’으로 뽑힌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3학년 김재준(21) 씨는 5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초등학생 때부터 쭉 바라왔던 꿈이 제 동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의 장래희망은 ‘컴파일러 개발자’다. 김 씨는 “컴파일러란 컴퓨터가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코딩 언어를 번역해주는 일종의 ‘번역기”라며 “새로운 반도체가 나올 때마다 새 컴파일러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초등학생 때 이미 코딩에 빠져 살던 꼬마는 꿈의 힘으로 미래를 그려갔다. 중학생 때는 시립 도서관에서 프로그래밍에 쓰이는 C-언어 서적들을 섭렵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최상위 성적을 받고 정시 전형으로 원하던 대학과 전공에 입학했다. 김 씨는 “더 잘하고 싶은데 어렸을 땐 주변에 정보를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이 없어 한계가 있었다”며 “대학에서 공부를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고, 와보니 역시 잘 맞다”고 말했다.

그는 팔이나 다리 끝에서 근육이 약해지는 원위부 근병증을 갖고 태어났다. 초등학생 때부터 뛰는 게 어려웠고, 점차 걷는 게 힘들어져 고등학교 2학년부터는 휠체어를 탔다. 현재는 대학 기숙사에 살면서 교내에서 제공하는 휠체어 이동 차량을 타고 다닌다. 힘든 점을 투덜거릴 수 있는 나이인데, 목소리에선 의연함이 묻어났다. 그는 “힘들기는 했지만 친구들이 잘 도와주고 목표가 명확해서 버틸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올해 300만 원의 행복 IT 장학금을 받게 된다. 김 씨는 “상반기에는 컴파일러 프로젝트를 하려고 맥북을 살 예정”이라며 “하반기엔 국제영어공인시험(IELTS) 강의와 교재비, 수험료로 지출할 생각”이라고 했다. SK C&C 관계자는 김 씨를 장학생으로 선발한 배경에 대해 “분명한 목표가 있고, 대학원 과정까지 밟아 이를 구체화하려는 노력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며 “지체 장애가 있음에도 이동이 녹록지 않은 산악 지형의 서울대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장애 청년들의 안정적인 사회 진출을 돕기 위해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운영되고 있는 행복 IT 장학금은 올해로 20회를 맞았다. 총 1007명에게 16억4000만 원을 후원했으며, 올해는 38명에게 1억2000만 원을 지원한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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