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가플레이션’ 쇼크 터질라… 가공식품값 억누르는 정부

  • 문화일보
  • 입력 2024-04-08 11:43
  • 업데이트 2024-04-08 12:08
프린트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주원료인 국제설탕값 고공행진
8개월간 두자릿수 상승률 불구
가공식품은 두달째 1%대 상승

정부, 담합조사 등‘인하압박’에
업계 “직접 개입 부작용” 우려도


한동안 고물가를 견인했던 가공식품 물가상승률이 최근 2개월 연속 1%대에 머무는 등 한풀 꺾였으나, 주원료인 설탕 가격은 8개월째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이처럼 설탕과 가공식품의 가격 추이가 장기간 엇갈리면서 정부가 원재료 상승에 따른 가격부담을 민간에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가 물가안정 기조에 동참해 달라고 협조 요청을 하고, 담합 여부를 조사하는 등 전방위로 업계를 압박하면서 억눌려왔던 가격 인상분이 향후 한꺼번에 물가 지표에 반영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3월 가공식품의 물가지수는 118.92(2020=100)로 1년 전보다 1.4% 상승하며 지난 2021년 7월(1.8%) 이후 32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다. 이는 지난 2월(1.9%)에 이어 2개월 연속 1%대 상승 폭이다. 가공식품의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1월 5.1%를 찍은 뒤 12월(4.2%)을 지나 올해 1월(3.2%)과 2월(1.9%)을 거쳐 3월까지 꾸준히 둔화하고 있다. 지난달의 경우 73개 품목 중 라면(-3.9%)과 탄산음료(-3.4%)를 포함한 23개 품목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둔화세가 확연하다.

그러나 가공식품의 주원료인 설탕은 지난해 8월(13.9%)부터 지난달(19.7%)까지 8개월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20.1%)에 이어 올해 1월(20.3%)과 2월(20.3%)에는 20%대를 돌파하는 등 물가의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설탕은 전체 물가상승률이 6%대를 넘어섰던 2022년 7월(18.4%)부터 지난해 6월(13.2%)까지 1년간 두 자릿수 상승률을 달리는 바람에 물가 당국과 관련 업계의 불안감이 커지기도 했다.

가공식품의 가격 오름세는 꺾이고 있는 반면 설탕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원가 상승이 촉발하는 가격 부담을 민간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라면 등 가공식품 업계뿐 아니라 설탕·밀가루 등 원재료를 생산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가격 인하 요구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관계부처 수장들이 수시로 현장을 방문하고 있고,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CJ제일제당 등 설탕 제조·판매 업체들이 담합을 벌였다는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정부가 이처럼 민간업계의 소비자가격에 직접 개입하면 부작용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원재료 가격상승을 정부가 억제하면 민간은 상승압력을 견디지 못해 언젠가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면서 “관세인하 등을 통해 원재료 가격상승에 따른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
전세원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