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개혁, 총선 승패 상관없이 초당적으로 협력해야[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4-0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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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의료계의 중구난방으로 자칫 의료개혁이 표류할 분위기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8일 “의대 증원 1년 유예안을 내부 검토하겠다”고 한 직후 대통령실은 “계획이 없다”며 엇박자를 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대한전공의협의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와 함께 총선 직후 합동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으나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이 “기자회견에 합의한 적 없다”며 선을 그었다.

여기에 임현택 의협 차기 회장 측이 “현 비대위원장 대신 비대위원장직을 수행하겠다”고 나서 의료계 내분이 격화할 조짐이다. 임 차기 회장은 ‘의대 정원 감축’을 주장하는 초강경파로, 5월 1일 임기가 시작된다. 일부 전공의들은 박 비대위원장을 향해 “간첩”이라며 탄핵을 요구했다. 의료계 의견 수렴과 창구 단일화에 대한 기대를 거스르는 흐름이다. 14개 의대가 비대면 강의를 시작했으나 학생들은 여전히 외면한다. 인턴 등록률도 4.3%에 불과하다. 충북 보은에서 물에 빠진 33개월 여아를 살리려고 필사적으로 전화를 돌린 지역 의사(56) 절규도, “6·25전쟁 때도 공부했다. 강의실로 돌아오라”는 이길여(92) 가천대 총장의 절절한 호소도 허공에 메아리칠 뿐이다.

다만, 의대 증원을 논의할 정치적 환경이 무르익고 있는 건 다행이다. 여당 비례정당의 의사 출신 인요한·한지아 후보가 당선권에 들어 있고, 제1야당 비례정당 후보인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의대 증원을 강력히 요구해왔다. 조국혁신당 비례 5번 김선민 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 소아응급과 의사인 개혁신당 비례 1번 이주영 후보도 의료계 전문가이다. 의료개혁을 더 미룰 순 없다. 총선 승패에 상관없이 초당적으로 협력하고 앞장서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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