巨野, 입법 폭주와 ‘李 방탄’ 계속 땐 바로 역풍 맞는다[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4-1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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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에서 비례의석을 포함해 175석을 얻어 21·22대 연속 단독 과반의 거야(巨野) 정당이 됐다. 개혁신당을 뺀 범야권은 189석을 확보하게 됐다. 한 정당이 8년 동안 국회선진화법도 무력화할 입법 권력을 쥐는 것은 유례없는 일이다. 하지만 어떤 권력도 오만과 독선에 빠져 폭주하면 곧바로 민심이 심판한다는 사실을 경고한 것도 이번 총선임을 명심해야 한다.

민주당의 압승은 잘 해서가 아니다. 애초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방탄, ‘비명 횡사’ 공천 파동, 사당화 논란 등으로 한때 원내 2당 전락 전망까지 나왔다. 승인(勝因)은 이번 총선 자체가 중간 평가 성격인 데다, 조국혁신당이 불과 한 달 새 정권 심판론에 다시 불을 지펴준 덕분이라고 봐야 한다. 민주당은 국회의장, 상임위원회 운영 등 국회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 야권 연대를 통해 국회선진화법 절차도 건너뛸 수 있다. 오는 5월 30일 제22대 국회가 개원하면 이 대표가 별러왔던 김건희·이종섭·채모 상병 특검법을 처리하려 할 것이다. 조국혁신당의 한동훈 특검법은 물론 진보당 등 좌파 연합의 ‘입법 청구서’까지 받아 반(反)자유·민주·시장 입법으로 대통령을 거부권 행사 외통수로 몰아갈 수 있다. 이미 21대 국회에서 여실히 보여준 바 있다. 노란봉투법·방송법·양곡법 등을 힘으로 밀어붙여 정국을 벼랑으로 몰았다. 타협의 정치가 실종돼 각종 민생법안 처리가 지연·방치됐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떠안아야 했다. 민주당도 국정 운영의 한 축이라는 책임 의식을 갖지 않으면 민심 역풍은 한순간이다.

민주당은 사실상 ‘이재명당’으로 재창당됐다. 8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재출마가 거론될 정도다. 그러나 정당 민주주의를 거스르고 자신의 사법 리스크 대응에 당력과 국회 특권을 활용한다면 이전과는 다른 양상이 될 수 있다. 이미 조국 대표와 비교되기 시작했다는 게 중론이고, 대선 전망이 불투명해질수록 급속히 원심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현재 3건의 재판 중 어느 하나라도 2027년 3월 대선 이전 유죄가 확정되면 대선 출마가 불가능하다. 총선에 압승하고도 대권에 실패하는 전례를 되풀이할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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