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反정치’ 접고 연립정부 각오로 국정 동력 만들어야[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4-1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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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참패했다. 위성정당까지 포함한 108석은 지난 총선의 103석에 비해 몇 석 늘어난 셈이지만, 더 강경한 야당이 등장하고 제3 지대도 사라지면서 질적으로는 훨씬 나빠졌다. 근본적 책임은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 실패’에 있다. 노동개혁과 의대 증원 등 국정 방향에 대해선 국민이 지지하지만, 야당을 배제하고 기자회견도 하지 않는 등의 극단적 불통에 대해 중도 성향의 국민이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정치의 본질이 대화와 타협이라면, 가위 반(反)정치 수준이다. 여기에다 김건희 여사 명품 백 대응은 여당 지지층조차 고개를 가로젓게 만들었고, 막판에 이종섭·황상무·대파 소동이 겹쳤다.

이대로 가면 윤 정부는 적극적 국정을 펼칠 수 없는 ‘식물 정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노동·연금·의료 개혁은 고사하고 기본적 국정 동력을 만들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총선 결과를 지켜보던 공무원 사회는 야당 눈치를 더 보게 될 것이다. 가까스로 개헌과 대통령 탄핵소추, 법률안 재의요구(거부권) 무력화를 저지할 의석을 확보했지만, 여당 내부에서부터 윤 대통령에 대한 불만 및 국정 쇄신 요구가 쏟아질 조짐이 보인다. 더 잦은 법률안 거부권 행사가 불가피해 보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비윤 의원들의 반발이 나오고 자칫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때 상황 같은 극심한 여권 불안이 초래될 수도 있다.

참패 원인 속에 해법도 있다. 윤 대통령은 0.73%포인트 차 대선 승리를 일군 선거 연대를 스스로 해체해 버렸다. 2030에 호소력이 있는 이준석 전 대표를 쫓아내고, 단일화 상대인 안철수 의원을 ‘국정의 적’으로 몰았다. 이들의 실질적 득표력은 이번에 거듭 입증됐다. ‘한동훈 방파제’라도 없었다면 개헌 저지선도 무너졌을 것이다.

국민 입장에서는 앞으로 3년 국정 표류가 더 걱정이다. 이제라도 민심을 얻는 정치를 배우고 실행해야 한다. 야당이 응할 리 없겠지만, 연립정부 구성 각오로 정부와 대통령실 인적 쇄신에 나서야 한다. 여당 정치 노선과 지도부 재구성도 당연하다. 다행히 안철수·나경원·김태호 등 ‘팀 오브 라이벌’을 구성할 수 있는 중진들이 일부 생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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