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도덕성 붕괴’ 집합소 전락, 획기적 대책 급하다[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4-12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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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 기간 내내 범법·위선·막말 논란의 중심에 섰던 후보들이 무더기로 제22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역대 선거를 보면 그 정도 인사들은 당연히 공천과 선거에서 걸러졌을 텐데, 이번엔 지독한 진영 대결에 편승해 당선됐다. 당선 직후 행태를 보면, ‘민의의 전당’이 국민의 평균적 윤리의식에도 턱없이 못 미치는 ‘도덕성 붕괴’ 인사들의 집합소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더 커진다.

대학생 딸 명의로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매입한 양문석 당선인(경기 안산갑)은 선거 다음날인 11일 “대통령실, 정치 검사들, 보수 언론이 3대 악의 축”이라며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1호 법안”이라고 했다. 정부와 언론도 부정하는 궤변일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불리한 보도를 한 데 대해 대놓고 보복하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금융감독원이 수사를 요청했고, 선관위는 아파트 가격 축소신고를 고발한 상황이다. 당선이 불법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김준혁 당선인(경기 수원정)은 ‘이대생 미군 성 상납’ ‘박정희 위안부 성관계’ ‘퇴계 성관계 지존’ 등 막말 논란에도 금배지를 달게 됐다. 그는 “정치인이 되기 위한 통과의례”라고 했다. 줄줄이 고발당할 정도로 물의를 일으켰는데, 잘못 인정도 시정 의지도 안 보인다. 무효표가 다른 선거구 평균의 4배 넘게 나온 이유가 뭐겠는가. 위선의 ‘끝판왕’들도 입성한다. 조국혁신당의 박은정 당선인은, 남편이 다단계 사기 피의자를 변호하며 거액 수임료를 받아 전관예우 논란이 일었다. 한미동맹을 비하한 김준형 당선인은 자녀 3명과 아내가 미국 국적자로 확인됐다.

당장은 국회 내 자정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수밖에 없다. 윤리특별위원회가 만들어진 13대 이후 징계안 291건 중 윤리특위 가결은 12건, 본회의 가결은 1건에 불과하다. 윤리특위를 민간 위원으로 구성하고, 조사·고발권 등 강제성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현 국회가 임기 만료일인 5월 29일 이전에 관련 법 개정안을 처리하면 역대 최악 국회라는 불명예를 조금이나마 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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