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아이언돔, 이란 ‘벌떼공격’ 99% 막은 3중방어체계 비결은?

  • 문화일보
  • 입력 2024-04-16 06:06
  • 업데이트 2024-04-1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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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4일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응해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 요격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AP /연합뉴스



작년 하마스 공격땐 속수무책…멀리 떨어진 이란 공격엔 제대로 대응
드론·미사일 등 300기 이상 발사해 요격망 돌파 시도, 북한도 유사전략


지난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수천발의 로켓포를 발사했을 때 속수무책 뚫렸던 이스라엘 방공망체계 ‘아이언돔’이 이번에는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 ‘벌떼공격’을 막아낸 가운데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MAD)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란은 13일(현지시간) 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약 5시간가량 드론 185대와 순항미사일 36기, 지대지 미사일 110 등 300기 이상의 공중무기를 이스라엘로 발사했다. 이스라엘은 99%를 요격해 공격을 저지했다고 주장했고, 실제로 일부 미사일만 이스라엘에 떨어져 군기지가 약간 손상되는 등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10월 하마스가 새벽녘에 이스라엘 남부를 겨냥해 대대적인 로켓포 공격을 감행했을 때 1000명 넘는 사상자가 발생한 것과 대조적이다. 당시 아이언돔은 하마스의 로켓이 소나기처럼 쏟아지자 일일이 요격미사일로 대응하지 못했고, 아이언돔 통제 센터마저 패닉 상태에 빠진 것이 방공 실패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드론과 미사일 등 300기 이상의 공중무기가 벌떼공격을 가했지만, 공격무기 수량이 지난해보다 적었고 드론이 비행 속도가 느려 충분히 요격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스라엘은 아이언돔의 약점을 보완하고자 차세대 대공방어체계인 ‘아이언빔’을 개발해 시험하고 있다. 아이언빔은 고에너지 레이저를 이용해 로켓포탄, 드론, 미사일 등을 요격하는 신개념 무기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남부 아슈켈론에 배치된 이스라엘의 아이언돔 미사일 방어 시스템. 아슈켈론 AP 뉴시스



하마스에 이어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벌떼공격을 가한 것은 미사일 요격망 돌파를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단거리 미사일과 다종의 방사포를 개발해 배치한 북한도 유사시 남측에 이런 유형의 공격을 가할 것으로 예상돼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15일 외신 보도와 현재까지 드러난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양상을 보면 드론을 먼저 띄운 뒤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을 쏘았다. 미사일보다 비행 속도가 느린 드론을 먼저 띄운 것은 이스라엘 상공에 미사일이 도달하는 시간 등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이번 공격에 ‘샤헤드-136’ 자폭 드론을 동원한 것으로 보인다. 이 드론은 30∼50㎏의 폭탄을 싣고 2400여㎞의 장거리 작전까지 가능하며, 목표물이 확인될 때까지 공중에서 대기하기 때문에 ‘선회하는 폭탄’으로도 불린다.

시속 185㎞ 속력으로 저고도 비행이 가능하며 날개폭도 2.5m에 불과하다. 러시아군도 이 드론을 동원해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를 공격하고 있다. 대당 가격은 1만~2만 달러(1300만~2700여만원)이다.

또 이란은 최대 사거리 3000㎞에 달하는 kh-55 순항미사일과 이를 모방한 사거리 1300㎞ 이상의 ‘호베이제’, 1000㎞ 이상의 ‘아부 마흐디’ 순항미사일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란의 이번 공습은 2021년 12월 공개된 이란군의 ‘위대한 마호메트 17’ 훈련 장면과 매우 흡사하다. 이란 국영TV가 공개한 당시 영상을 보면 탄도미사일 16발과 드론 10여대를 동원해 이스라엘의 모의 핵시설 표적을 타격했다.

자폭드론 샤헤드-136을 차량에 탑재한 컨테이너에서 순차적으로 발사하면서 훈련이 시작됐다. 이어 사거리 300∼1000㎞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모의 핵시설의 원자로로 추정되는 구조물 등을 정확히 파괴했다. 자폭드론을 먼저 공격 위치로 보내 미사일 요격·탐지용 레이더를 무력화한 뒤 미사일로 공격을 퍼부으려는 의도로 분석됐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한화시스템이 개발 중인 한국형 아이언돔 장사정포 요격체계 모형. 정충신 선임기자



이스라엘이 2011년 3월 처음으로 선보인 ‘아이언돔’ 요격체계는 각 포대에 20기의 요격미사일을 쏠 수 있는 3∼4개의 발사대를 갖추고 있다. 타미르 요격미사일은 길이 3m, 직경 16㎝로, 공격해오는 로켓에 1m 이내로 근접해 폭발한다. 여러 개의 날개와 전자광학센서를 장착해 요격 성공률이 높다.

요격미사일 1발 가격은 4만∼5만 달러(5500만∼6900만원)다. 이란의 자폭드론 샤헤드-136의 대당 가격보다 최대 2배 이상 비싸다. 가격이 저렴한 적의 공중무기를 잡는 데 큰 비용이 소요되는 셈이다. 이런 드론을 계속 날리면 상대 요격망 체계에 피로도를 증가시킬 수도 있다.

이에 이스라엘군 재정고문을 지낸 람 아미나흐 예비역 준장은 자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아이언돔 등 자국군 방공체계와 관련, “하룻밤에만 40억∼50억 셰켈(약 1조4694억∼1조8368억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낮은 비용의 드론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에서도 전쟁 무기로서 가치를 입증했다. 군사전문가들은 ‘드론전쟁’의 서막이 열렸다고 주장한다.

북한도 2013년 미국 무인기 ‘스트리커’(MQM-107D)를 개조한 것으로 추정되는 ‘무인타격기’를 개발했다며 공개한 바 있다. 1∼6m급 소형 무인기 20여종 500여대와 자폭형 공격 무인기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저고도 침투 및 특수부대원 수송기로 활용되는 AN-2기를 비롯해 낡은 미그기와 6·25전쟁에도 투입했던 야크기 등 구형 전투기를 무인기로 개조해 일부 시험 비행하는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북한도 유사시 드론과 각종 미사일을 동원해 벌떼공격을 가해 한미 요격체계를 무력화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이미 과시한 각종 미사일과 방사포 등을 동시 발사하는 ‘섞어쏘기’ 전략도 요격체계를 무력화하려는 의도다.

정충신 선임기자
정충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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