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비만도 유전이라는데, 다이어트하면 소용있나요[마음상담소]

  • 문화일보
  • 입력 2024-04-17 09:09
  • 업데이트 2024-04-17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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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원래도 아주 마른 편은 아니었으나, 지난 3년간 20㎏ 정도 체중이 늘어나면서 현재 체질량지수가 36(㎏/㎡)으로 건강검진에서도 체중 감량하라는 조언을 자주 들었습니다. 그런데 부모 두 분 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이 있으며 어머니는 과체중으로 인해 50대에 관절 수술을 했습니다. 다이어트를 위해서 운동도 식단도 해보고 치료도 받아 보았지만 별 소용이 없네요. 비만도 유전이라고 듣다 보니, 어차피 제 운명이 결정된 것 같아서 다이어트를 해봤자 소용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제가 의지력을 가져봤자, 의지가 유전을 이길 수 있을까요?

A : 유전적 요소 무시못하지만 체중감량 의지도 똑같이 중요

▶▶ 솔루션


비만이 질병이라는 전제하에 말씀을 드리면, 비만 외에도 많은 질병에 유전적 요소는 중요합니다. 우리가 이른바 유전병이라고 정의하는 질병 외에 흔히 볼 수 있는 암, 고혈압, 우울증, 골다공증 등에도 유전자 영향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부모가 해당 질병을 앓고 있으니까 반드시 자녀도 똑같은 길을 걷는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유전과 환경은 상호작용을 합니다. 즉 기초대사량이나 인슐린저항성 등 체중 증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이 유전됐다고 해도 각자의 식습관, 운동 등을 통해서 정도를 낮춘다거나 좀 더 늦게 발병하도록 노력할 수 있습니다.

한나 크리츨로우의 ‘운명의 과학’을 보면 비만에 관련된 유전자에 대해서 인식하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건강관리와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유전적으로 불리하다는 점을 인정하되 그만큼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물론 지금도 노력하고 있겠지만 단기간에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너무 실망하지 않고, 다이어트를 하는 기간도 내 삶의 소중한 시간이라는 측면에서 장기적인 관점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비만의 원인에 대해 정신건강의학 영역에서는 탄수화물 중독이나 폭식증의 관점에서 바라보기도 하는데요. ‘앳킨스(저탄수화물)’든, ‘저탄고지(저탄수화물 고지방)’든, ‘탄단지(탄수화물·단백질·지방)’ 비율을 맞추든 자기에게 맞는 방법으로 탄수화물을 절제하고 다른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과정도 필요합니다. 또 맛있는 음식 대신에 그 자리를 대체할 기쁨이 있어야 합니다. 물론 운동이나 취미를 갖는다고 음식처럼 금세 기쁨을 느끼기는 어렵겠지만, 먹는 행위와 거리를 두기 위해서는 단순히 쉬는 것보다는 성취감이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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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위해 체중 감량이 필요한 상태이고,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주변에 얘기해서 도움받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원래 체중 관리는 어려운 만큼 하겠다는 의지만으로는 힘듭니다. 자기 자신이 어떤 신호나 환경에서 식욕이 솟구쳐 오르는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이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면밀한 자기 관찰이 동반돼야 하는 수행의 길입니다. 그 어려움을 스스로도 이해하고, 주변에서도 이해를 받는다면 멀고 가파른 길을 좀 더 수월하게 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하주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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