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고용 ‘나홀로 뜨거운’ 미국… 세계는 ‘고금리 고통’ 더 길어진다

  • 문화일보
  • 입력 2024-04-17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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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불안한 금융시장 역대 네 번째로 1400원대를 터치했던 원·달러 환율이 17일에는 1390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 연기 시사 발언에도 외환 당국 개입으로 상승세가 일단 가라앉은 가운데,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환율이 표시돼 있다. 문호남 기자



■ 파월 “2% 물가 오래걸릴것”

美 소비자물가지수 다시 들썩
소매판매·고용, 시장예상 상회
IMF는 성장전망 0.6%P 올려

금리인하 늦어지고 횟수도 줄듯
고물가 지속땐 재인상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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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이 16일(현지시간) “2% 물가 확신에 이르기까지 오래 걸릴 것”이라며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을 한 배경에는 한기가 감도는 다른 국가들과 달리 나홀로 뜨거운 미국 경제 상황이 자리하고 있다. 생산과 소비, 고용 등 주요 경제 지표들이 줄줄이 전망치를 웃돌면서 올해 초까지만 해도 잡힐 듯 보였던 물가를 자극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둔화세를 보였던 물가가 올해 들어 다시 들썩이고 있다. 지난 1월 3.1%(전년 동월 대비)까지 낮아지며 2%대를 바라보던 소비자물가 상승률(CPI)은 3월 3.5%로 오르며 지난해 9월(3.7%) 이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인 3.4%를 웃돌면서 3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다. 변동률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3.8% 올라 시장 전망치를 0.1%포인트 웃돌았다. Fed가 CPI와 함께 주요 지표로 참고하는 개인소비지출(PCE) 지표도 지난달 반등해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 PCE는 올해 1월 2.4%까지 하락세를 탔지만 2월 2.5%로 0.1%포인트 다시 오른 상태다. 오는 26일 발표되는 3월 PCE에 따라 향후 Fed의 금리 결정 향방이 뚜렷해질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발표된 소비와 고용지표도 예상치를 웃돌면서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소비와 고용지표가 양호하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 주체인 개인들의 소비 여력이 커진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3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7% 늘어 시장 전망치(0.3%)를 훌쩍 뛰어넘었다. 또 0.6%로 발표됐던 2월 소매판매 증가율도 이후 0.9%로 수정되면서 Fed의 고강도 긴축에도 미국의 소비가 여전히 강력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3월 비농업 일자리 역시 전월 대비 30만3000개가 늘어 20만 개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던 전문가들의 기대를 크게 웃돌았다. 이에 3.9%로 예상됐던 실업률은 3.8%로 0.1%포인트 낮았다. 여기에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경제침체를 막기 위해 시장에 풀어놓은 자금도 물가를 들썩이는 요소로 여전히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기구들은 미국의 올해 성장률을 잇달아 대폭 상향 조정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에서 올해 미국의 경제 성장률을 2.7%로 전망하면서 다른 주요 7개국(G7)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당초 전망치였던 2.1%보다 0.6%포인트 높은 수치로 지난해 경제성장률(2.5%)보다는 0.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코노미스트 6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내년 경기침체 가능성이 29%로 떨어져 2022년 4월(28%)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Fed가 올해 기준금리 시점을 늦추는 것은 물론 3번으로 전망했던 금리 인하 횟수 역시 줄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이 같은 고물가 상황이 계속될 경우 Fed가 되레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외신들은 경제 성과에도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체감경기 문제가 조 바이든 대통령 대선 승리의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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