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非중립, 법사위원장 차지… 野 의회 독재 신호탄[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4-17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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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제21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의회 운영 행태는 ‘폭주’ ‘독주’로 비판받았다. 그런데 22대 원구성 협상을 앞둔 상황에서 민주당은 훨씬 강경한 입장을 내놓기 시작했다. 개원 협상을 해봐야 하겠지만, 그런 입장이 관철되면 민주당은 뭐든 맘대로 할 수 있는 ‘의회 독재’로 귀결될 것이다. 독일 바이마르공화국이 그런 과정을 거쳐 히틀러 체제로 바뀌었다. 위성정당과 합친 의석이 175석으로 압도적인 과반을 차지한 만큼 더 많은 지분을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 의석도 결코 적지 않고, 득표율 차이는 더욱 근소한 만큼 의회 권력을 양분한다는 취지를 저버리면 의회주의에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것이다.

정청래·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16일 “국민의힘에 법제사법위원장을 절대 내주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김용민 의원은 “그게 총선 민심”이라고 주장했다. 법사위원장은 법안 처리 속도를 조정할 수 있다. 고위공직자 탄핵소추안에 대해선 ‘검사’인 소추위원도 맡는다. 그래서 상호 견제 차원에서 제1당이 국회의장을 차지하면, 2당이 법사위원장을 맡는 게 관례였다. 법사위에서 법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60일 계류 후 본회의에 직회부하거나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해 6개월을 넘기는 우회를 할 수밖에 없다. 결국, 4년 전처럼 여당의 유일한 견제 수단마저 빼앗아 마음대로 입법권력을 휘두르겠다는 의도다.

국회의장 후보로 꼽히는 추미애 당선인은 “의장은 중립이 아니다”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따지겠다”고 했다. 또 다른 후보인 조정식 의원은 “개혁 국회 실천에 필요한 어떤 일도 하겠다”고 했다. 국회의장은 본회의 사회자이면서 여야 갈등의 최종 중재자이다. 그래서 국회법에 ‘탈당’을 못 박은 것인데, 이런 원칙조차 뒤엎으려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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