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덕에 성장률 청신호, 더 심각한 高물가·금리 적신호[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4-25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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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5일 수출과 건설 투자 호조에 힘입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1.3%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2년3개월 만에 0%대 성장을 벗어났고, 전분기(0.6%)의 두 배를 넘는 ‘성장률 서프라이즈’다. 반도체와 휴대전화를 중심으로 수출이 0.9% 늘어난 게 큰 역할을 했다. 건설투자가 2.7% 상승한 것도 깜짝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 이에 따라 올해 성장률 전망치(2.1%)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 등은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2.3%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심각한 위협 요소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내수 부진은 언제든 성장을 다시 곤두박질치게 할 수 있다. 중동전 위기로 두바이유는 배럴당 90달러에 육박하고, 총선을 앞두고 정부 눈치를 보던 기업들이 줄줄이 가격을 올린다. 과일·야채 값 폭등이 생필품·가공식품으로 확산하는 인상 도미노가 시작됐다.

금융권 연체율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2월 말 은행 연체율은 5년 만에 가장 높은 0.51%를 기록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해 연체율은 저축은행 6.6%, 새마을금고 7%대로 치솟아 비상이 걸렸고 인터넷은행의 취약층 대출 연체율도 2.88%로 뛰어올랐다. 그나마 가계대출이 2월에 1조9000억 원, 3월 4조9000억 원 감소한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하지만 가계빚이 한계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위험한 징후일 수도 있다.

게다가, 1098조 원에 이르는 가계대출에다 고금리에 따른 원리금 상환 부담이 민간 소비를 짓누른다. 고유가와 고환율에 따른 수입물가 급등이 전체 물가를 자극해 소비 여력을 위축시키는 악순환 조짐도 보인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야당은 ‘전국민 25만 원 지원금’을 내놓지만, 내수 진작 마중물이 아니라 물가를 자극해 역효과가 우려된다. 금융 당국은 “연체율은 관리 가능하다”고 자신하지만, 대출 건전성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수출이 회복되더라도 내수가 부진하면 반쪽 성장에 그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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