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에 더 많은 상속’ 헌재 결정대로 입법 서두르라[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4-26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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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25일 고인의 유언으로 상속에서 제외한 자녀·배우자·부모·형제자매도 무조건 법정 상속분의 일정 비율을 받을 수 있게 하는 현행 ‘유류분(遺留分)’ 제도에 대해 위헌 및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1977년 민법에 도입된 이래 47년 만이다. ‘패륜적 자녀와 부모는 상속에서 배제해야 한다’ ‘부모를 오래 부양하거나 재산 형성에 기여한 자녀는 상속에서 혜택을 받게 해줘야 한다’는 취지로, 바뀐 시대상을 반영한 합당한 판결이다.

이번 헌재 결정이 유류분 제도를 부정한 것은 아니다. 다만, 고인을 유기하거나 학대한 패륜적 자녀나 부모에게 상실 사유를 규정하지 않고, 효자녀에게 혜택을 주지 않는 것이 국민 법 감정이나 상식에 어긋나 불합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헌재는 또 고인의 형제자매에게 유류분을 인정하는 조항에는 위헌 결정을 내려 즉시 무효로 했다.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 등이 거의 인정되지 않는데도 유류분을 주는 것은 타당한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헌재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민법 조항에 대해 국회는 내년 12월 말까지 개정해야 한다. 관련 규정을 꼼꼼히 살피면서도 시급히 후속 입법에 나서야 한다.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은 매년 증가해 지난해에만 2000건 넘게 제기됐는데, 이번 헌재 결정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다. 2021년 법무부가 입법예고한 유류분 관련 민법개정안과 ‘구하라법’이 아직도 법사위에 계류돼 있다. 헌재의 위헌·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국회가 개정해야 하지만 아직도 처리 안 된 법률이 33개나 된다. 15년째 방치되고 있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비롯해 국회의 직무유기가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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