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책임론’ 쏟아지는데 또 친윤 지도부 밀어붙이는 與[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4-26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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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당 사상 최대의 총선 패배를 당한 국민의힘이 2주가 지나도록 갈피를 못 잡고 있다. 뒤늦게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책임론이 봇물 같이 쏟아지고 있지만, 대통령실이나 당 주류인 친윤 그룹에서는 다시 당권 장악에만 몰두하고 있다. 민심이나 여론조사 수치상 윤 대통령의 불통·오만 이미지와 잇단 실책이 총선 패배의 원인으로 나와 있는데도 대통령의 눈치를 보느라 쉬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러니 뼈를 깎는 혁신은커녕 잠시 위기만 모면하면 된다는 안이한 인식과 꼼수만 난무한다.

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25일 개최한 총선 패인 분석 토론회에서 한 수도권 낙선자는 “대통령의 큰 정책보다 ‘스타일과 태도가 싫다’ ‘대통령 부부 모습이 싫다’는 사람이 굉장히 많았다”면서 “이재명·조국이 나쁜 걸 알지만 윤 대통령도 심판 안 받지 않았냐는 분위기가 팽배했다”고 토로했다. “걸핏하면 대통령이 격노했다는데 진짜 격노할 사람은 국민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서울 도봉갑 김재섭 당선자는 “당에서 하라는 것과 반대로 했더니 당선됐다”면서 “2년 후 지방선거 잘 치르면 된다는 식의 희망 회로가 돌아간다”고 했다. 외부 전문가들도 국민의힘이 ‘경포당(경기도 포기 정당)’ ‘수포당(수도권 포기 정당)’ ‘사포당(40대 포기 정당)’이란 말을 들어도 이상할 게 없을 정도로 취약점을 노출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쓴소리가 쏟아지지만 윤 대통령은 물론이고, 대통령실·여당은 위기의식이 전혀 없다. 윤 대통령이, 과거 비대위원장 시절 ‘100% 당원 투표’를 관철시킨 정진석 비서실장을 임명한 것이나 아직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과 회동도 하지 않는 것이 상징적이다. 윤 대통령이 나경원 당선자와 회동한 이후 나경원 당 대표-이철규 원내대표를 상징하는 ‘나-이 연대’가 나오자 당내 반발이 거세다. 공천을 주도했던 ‘찐윤’인 이 의원이 무책임하게 원내대표가 된다면 ‘도로 친윤당’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렇게 계속 민심을 거스른다면 더 큰 심판이 기다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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