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참패에도 어떤 변화 필요한지 모르는 ‘무뇌 여당’[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4-30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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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이 선거에서 참패하면 원인을 진단하고 변화하려는 반성과 혁신 ‘쇼’라도 하는 것이 상식이다. 지지율 반등을 위해선 엄청난 ‘땀과 눈물’이 필요하겠지만, 당장 그런 모습이라도 보이는 것이 ‘심판자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다. 그런데 집권 여당 사상 최악의 총선 패배를 한 국민의힘은 선거 후 20일이 지났지만 왜 졌는지, 뭘 해야 할지 방향조차 못 잡는 ‘무뇌(無腦)’ 상태가 됐다. 의례적인 혁신·정풍 목소리조차 없고, 이른바 중진들은 어려운 일을 맡으려 하지 않는다. 잇달아 3번 총선에서 패배하더니, 제2정당에 안주하는 한심한 행태가 체질화한 듯하다.

여당은 29일 전당대회를 준비할 새 비대위원장으로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를 지명했다. 중진급 인사들이 모두 기피하자 8년 전에 정계 은퇴한 인사에게 맡긴 것이다. 이를 두고 “무난한 인사”라고 한다. 패배한 정당에서 나오는 “안정” 운운이 초현실적으로 들릴 정도다. 전당대회 관리용이라고 하지만, 국민은 그에게서 여당 이미지를 감지한다. 차기 지도부 선출까지 두 달은 결코 짧은 기간도 아니다. 이날 당내 한 토론회에서 “65세 이상만 지지하는 정당이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타당한 분석이다. 그런데 올해 77세인 황 전 대표를 비상 시기의 얼굴로 내세웠다. 참패를 안겨준 국민에게 어깃장 놓는 셈이다.

오는 1일 후보 등록이 마감되는 원내대표도 ‘찐윤’ 이철규 의원 추대설이 파다하고, 아직 다른 도전자도 없다. 차기 국회 원구성 협상의 어려움은 고사하고 두 특검법 ‘통과→거부권→재의결’ 등 파동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단명이 불가피하다는 예상도 작용하고 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에도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아 총선 공천을 주도하는 등 패배의 책임이 있는 인물이 원내대표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런 지경이니,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조기 등판 목소리도 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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