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의대 증원 적극 협력”… 의사단체도 이젠 몽니 접어야[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4-3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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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의료개혁, 특히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해 예상보다 적극적 입장을 밝힘으로써 전공의 사태는 2라운드로 접어들게 됐다. 이 대표는 29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언론이 지켜보는 가운데 “의대 정원 확대 같은 의료개혁은 반드시 해야 할 중요한 국가적 과제이기 때문에 민주당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했다. 국민이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현안이긴 하지만, 집권 세력의 총선 참패로 의료개혁 동력 상실이 우려되던 때여서 윤 대통령에게는 ‘정치적 선물’ 의미가 작지 않다. 정부는, 의사단체들이 총선 결과가 의대 증원 백지화 민의라고 우기는 상황에서, 예정대로 의대 증원을 추진할 확고한 정치적 근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물론 협력을 위한 세부 문제에서 어떤 난관이 있을지 예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큰 방향에서 초당적 의료개혁의 길이 열린 것은 확실하다.

시기적으로도 매우 중대한 때다. 30일에는 서울대·세브란스·고려대·경상국립대병원 의대 교수들이 하루 휴진했다. 내년도 의대 모집 정원도 대부분 30일 확정된다. 1일에는 대한의사협회 ‘강성’ 지도부 임기가 시작된다. 임현택 차기 회장은 지난 28일 열린 의협 대의원총회에서 “국민의 건강과 의료의 미래를 위해 최전선에서 사투하고 있는 전투병의 심정으로 대응하겠다”며 “의료를 사지로 몰아가는 정책에 대해서 죽을 각오로 막아낼 것”이라고 했다. 거친 말투도 문제이지만, 중요한 의사 ‘법정 단체’ 대표로서 국민에 대한 책임감도 찾아보기 어렵다. 의대 정원 등 의료 정책은 정부와 국회가 결정한다는 당위는 차치하고, 여야가 공감하는 현안에 대해 ‘전투’ 운운하는 것은 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하겠다는 폭언과 다름없다.

의사단체의 ‘증원 백지화’ ‘원점 재검토’ 주장은 갈수록 국민의 지지를 잃어가고 있다. 28일 열린 한국피부비만성형학회 학술대회 참가자의 35%가 전공의라는 언론 보도는 돈을 찾아 필수의료를 떠나는 민낯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제라도 명예로운 회군 방법을 모색하기 바란다.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 없던 병도 생길 지경” “진료 일정이 더 미뤄질까 봐 불만 표현도 못 하고 있다”는 환자들 절규에 귀 기울여야 한다. 정부는 의료계와 대화를 계속하면서 의대 증원 문제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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