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방만 복마전 선관위, 해체 수준 대개편 나설 때[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5-0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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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관리위원회의 채용 비리와 방만한 조직·운영 등이 복마전 수준인 것으로 거듭 드러났다. 감사원이 30일 발표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중앙선관위와 각 지역 선관위가 지난 10년간 진행한 291차례 경력 채용에서 법 규정 위반이 1200여 건에 이른다. 전·현직 직원 27명에 대한 수사가 의뢰됐다. 자녀 등 12명의 부정 채용이 적발됐다. 일각의 일탈이 아니라 조직 전체가 일당으로 비칠 정도여서, 해체 뒤 재구성하는 식의 대개편이 필요하다.

김세환 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의 아들은 채용 과정과 채용 이후 전보, 관사 제공, 교육선발 과정 전반에서 특혜를 받았고, 세자(世子)로 불릴 정도였다. 서울선관위 상임위원 아들 면접에서는 “평가표를 연필로 작성해 달라”고 주문한 뒤 지우개로 점수를 지워 조작했다. 불법과 특혜가 관행화한 ‘그들만의 비리 짬짜미’ 기관이었던 셈이다.

선관위는 1963년 설립 이후 헌법기관이라며 한 번도 감사원의 직무감찰을 받지 않았다. 지난해 6월 ‘아빠 찬스’ 비리가 불거져 따가운 비난이 일자 채용 부문에 한해 감사를 받은 결과가 이 정도다. 선거 준비를 위한 선거관 해외 파견 제도는 해외 연수용으로 전락했고, 선거를 앞두고 대거 휴직하는 등 기강 해이도 심각하다. 외부 감사위원회 설치 등만으로는 실효성을 기대하기 힘들다.

방만한 조직 축소가 시급하다. 1963년 348명에서 현재 약 3000명으로 늘어났다. 비상근인 중앙선관위원장을 상근 체제로 바꿀 필요도 있다. 헌법상 9명 선관위원 중 위원장을 호선하게 돼 있지만, 대법원장이 지명한 대법관이 선관위원장을 겸임하는 게 관례였다. 현행 체제로는 한계가 크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전직 대법관을 선관위원장으로 선출해 상근하도록 개편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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