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북 야합으로 무너지는 유엔 북핵 제재와 尹정부 책무[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5-0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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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올 들어 50만 배럴 이상의 정제유를 북한에 보냈다고 미국 백악관이 2일 직접 발표한 것은, 더 이상 묵인하면 유엔의 북핵 제재가 완전히 허물어질 것이라는 위기 의식 때문일 것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제2397호는 북한의 연간 정제유 수입을 50만 배럴, 원유 400만 배럴로 제한하고 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행태로 볼 때 대북 결의 10개가 통째로 무력화할 공산도 커졌다.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지난 30일 대북 제재 위반을 감시해온 안보리 전문가 패널은 해체됐다.

대북 제재는 핵·미사일을 억제할 최소한의 장치다. 김정은이 2019년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때 제2397호 등 영변 핵시설 포기 대가로 안보리 결의 5건의 해제를 요구한 것은 효과가 있다는 증거다. 그간 중국은 비공식으로 북한에 식량과 유류를 제공해왔는데,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으로 무기와 탄약 등이 절실한 블라디미르 푸틴은 대놓고 김정은과 야합해 제재를 묵살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와 북한의 이런 거래는 당연히 대한민국에 직접적 위협이 된다. 북한 핵무기의 1차 공격 대상도 대한민국이다. 그런 만큼 윤석열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하는데, 대통령실도 외교부도 뒷짐을 지고 있다. 미 백악관은 정제유 거래를 공개하고, 국무부는 무기 및 정제유 거래를 제재하기 위해 적극 나서는 모습과 대조적이다. 유엔 회원 50개국은 1일 “북한의 제재 위반 행위를 객관적·독립적으로 계속 감시해야 한다”는 공동성명을 내고 전문가 패널 대안을 마련 중이라고 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의 대북 제재 무력화 저지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으나 11월 대선이 있어 집중하기 어렵다. 대북 제재 전선이 붕괴되지 않도록 미국보다 더 앞장서야 할 윤 정부는 어디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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