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尹대통령, 소통 강화하고 국정 중심 잡아야[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5-09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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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9일 기자회견은 오랜만에 열린 만큼 다양한 현안에 대한 문답이 오갔지만, 특별히 예상을 뛰어넘는 내용은 없었다. 국민 입장에서는 세부 설명과 진솔함 등의 측면에서 미진해 보이지만, 국정과 법치를 책임진 대통령으로서 화끈하고 파격적 입장을 내놓긴 어려웠을 것이다. 기자회견에 앞서 ‘윤 정부 2년 국민보고’를 별도로 한 것을 보면, 국민이 국정 성과를 제대로 알아주지 않는다는 섭섭함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 만큼 국민과의 소통을 더 강화해야 할 당위성을 새삼 보여주었다.

윤 대통령은 “민생의 어려움은 쉬 풀리지 않아 마음이 무겁고 송구스럽다”며 고개를 숙였다. 총선 패인에 대해서도 “결국 총선은 정부에 대한 그간 국정 운영의 평가”라며 “국민이 체감하는 변화가 많이 부족했다”고 자신의 책임을 인정했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 백 문제에 관해선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을 드려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특검 도입에 대해선 “진상을 가리기 위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반면, 해병대 채 상병 특검 문제와 관련해선 현재 진행 중인 수사를 지켜보자면서도 “국민께서 봐주기 의혹이 있다, 납득이 안 된다고 할 때는 제가 앞장서서 특검을 주장하겠다”고까지 하면서 조건부 수용을 시사했다.

지난 2년을 돌아보면,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 기조를 전환하는 데 힘을 쏟았다.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이뤄내는 데 일정 정도 성과를 냈다. 문 정부가 만든 400조 원이 넘는 국가부채를 줄이기 위해 건전 재정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탈원전을 폐기하는 등 에너지 정책을 정상화했다. 방산 수출도 급속히 늘어났다. 노조개혁, 한·미·일 관계 복원 등의 성과도 뚜렷하다. 그러나 이 모든 성과가 정치의 실패로 빛이 바랠 수도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초당적 협력 필요한 저출생대응部 신설

윤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어려운 처지이지만 앞으로 3년 동안 국정의 중심을 잡고 성과를 극대화해야 할 막중한 책무가 있다. 윤 대통령은 “여야 정당과 소통을 늘리고 민생 분야 협업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한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은 주목된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사회부총리가 맡는 부처로 승격시킨다는 것인데, 여야가 정부조직법 개정 등 지혜를 모아 신속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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