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전부터 ‘천막농성’ 野 초선들, 의원 본분도 모르나[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5-10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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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민의의 전당’인 것은, 국민의 수많은 이해 충돌을 대화와 타협을 통해 조정해내는 곳이기 때문이다. 서로 거칠게 충돌하는 ‘길거리 정치’를 ‘원내’로 수렴하는 것이 국회의 존재 이유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국회의원들의 장외투쟁은 원천적으로 바람직하지 않고, 실제로 최대한 자제돼 왔다. 국회 다수 정파의 경우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런 점에서, 더불어민주당 초선 당선인들이 10일 국회 본청 앞에서 ‘채 상병 특검 관철을 위한 비상행동 선포식’을 열고 천막 농성에 나선 것은, 임기 시작도 하기 전에 의회정치의 기본을 허무는 개탄스러운 일이다.

제22대 국회 임기는 오는 30일 시작된다. 민주당 초선 당선인 71명 중 이미 60명 이상이 천막 농성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이재명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정무수석을 지낸 윤종군(경기 안성) 당선인 등이 “초선의 결기를 보여주자”며 주도했다는데, 이 대표 의중이 실린 것으로도 비쳐 재선 이상 의원들도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

우선, 특검 관철을 위한 집단행동부터 사리에 맞지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은 9일 기자회견에서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결과를 보고 봐주기 의혹이 있다, 납득이 안 된다고 하면 제가 먼저 특검을 하자고 주장하겠다”고 밝혔다. 법리와 상식에 맞는 발언 아닌가. 초선 당선인 우려처럼 윤 대통령이 재의 요구(거부권)를 하더라도 재의결 절차를 거치는 게 정상이다. 의회정치의 원칙 측면에서는 더 심각하다. 천막 농성을 하는 사안이 발생하면, 그것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여 토론하고 조정하는 것이 국회의원의 본분이다. 그런데 임기 시작 전부터 천막을 치고 나섰다. 싹이 노랗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그런 식이라면 의원직을 내놓고 시민운동가로 변신하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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