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동네 학교 친구와 토론수업… 의령 ‘공동학교’ 실험

  • 문화일보
  • 입력 2024-05-13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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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7일 경남 의령군 부림면 부림초 교실에서 부림초, 낙서초, 유곡초, 봉수분교장 6학년 학생들이 카메라를 보고 환하게 웃고 있다. 의령교육지원청 제공



■ 소멸위기 학교들 공유교육

2~3개교 화요일마다 한데 모여
학생 “또래 만나는날 기다려져”


의령=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

“우리 학교에 6학년이 저밖에 없어 항상 심심했는데 이 학교에선 다른 6학년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니 너무 재미있어요.”

지난 7일 캠퍼스형 시범 공동학교인 경남 의령 부림초에서 만난 봉수분교장 6학년 최윤지 양은 “우리 학교에서는 5학년 남동생이랑 둘이 한 반에서 공부하고 있지만 여기는 또래 여자친구들을 만나 공부하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어 등교가 항상 기다려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저출생과 인구소멸, 청년 수도권 이주로 학생 수가 60명 이하인 ‘작은 학교’가 전국에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폐쇄 위기의 소규모 학교 학생들을 권역별로 모아 수업하는 의령의 ‘캠퍼스형 공동학교(공유교육)’가 주목받고 있다. 60명 이하 전국 초등학교는 지난해 6175개 전체 초등학교 중 23%(1424곳)에 달한다.

의령교육지원청은 작은 학교의 한계를 극복하고 학교 간 연결을 통해 학생들에게 협력과 공동체 역량을 키워주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캠퍼스형 공동학교를 도입해 추진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인구소멸 지역인 의령은 초등학교 14곳 중 학생 수가 30명 이하인 학교가 11곳(78.5%)에 달한다. 이들 학교는 전교생이 5∼28명으로 학년별 학급 구성이 안 돼 1·2학년, 3·4학년, 5·6학년이 함께 수업하는 곳도 4곳이나 된다. 이처럼 전교생이 10명 안팎인 초등학교가 많지만 학생 수가 적다고 폐교하면 마을 공동체가 무너져 이마저도 쉽지 않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의령교육지원청이 올해 시범적으로 도입한 사업이 캠퍼스형 공동학교다. 캠퍼스형 공동학교는 의령을 3개 권역으로 나누고 이른바 ‘중심학교’를 선정한 뒤 주변 소규모 2∼3개 학교 학생들이 매주 화요일 오후 중심학교로 모여 학년별 수업을 한다. 중심학교인 부림초의 경우 6학년이 10명인데 인근 봉수분교장(1명), 낙서초(2명), 유곡초(1명) 등 총 14명이 스쿨버스를 타고 부림초 6학년 교실에 모여 5·6교시 공동수업과 방과 후 수업을 받는다. 수업은 학생 수가 적은 작은 학교에서 하기 어려운 토론수업이나 조사 발표, 스포츠 동아리 활동을 중점적으로 진행한다. 반별 수업 교사는 1학교 1반 1명이다. 하지만 이 공동수업은 여러 학교가 참여하면서 1반에 3명의 교사가 함께 수업해 학생들의 몰입도가 높다. 김기수 부림초 교장은 “공동학교를 운영하면서 고립됐던 아이들에게 또래 친구가 형성돼 지역사회에서 왜 진작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지 않았냐는 등 지지와 응원이 많다”고 말했다.
박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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