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여사 수사 라인 전격 교체와 文정부 권·검 충돌 데자뷔[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5-14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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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단행된 검사장급 이상 39명에 대한 검찰 간부 인사는, 예정된 통상적 인사라는 정부 설명을 납득하기 힘들 정도로 의문점이 많다. 김건희 여사 수사 문제가 초미의 관심이 된 상황에서 지휘 라인을 몽땅 바꿨기 때문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원석·한동훈 라인을 좌천시켰다며 또 정치에 휘말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커진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14일 “인사는 인사, 수사는 수사”라며 “어느 검사장이 오더라도 증거와 법리에 따라 원칙대로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검찰총장 참모 전격 물갈이 인사안이 발표될 때 지방 순회 중이었다. 자신의 참모가 대거 바뀌는데 그런 일정을 갖는 것부터 심상치 않다.

이번 인사는, 문재인 정부 시절 울산시장선거 개입, 조국 일가족 비리, 유재수 감찰 무마 등의 수사를 지휘하던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박찬호 공공수사부장을 부산고검 차장, 제주지검장으로 좌천 발령한 ‘수사 방해’ 인사와 유사하다. 이번 인사에서는 명품 백 수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 김 여사 관련 수사를 지휘한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을 부산고검장으로 보내고, 서울중앙지검의 1·2·3·4차장을 교체했다. 검찰총장의 참모인 대검 부장 7명 중 6명을 들어내 이 총장을 허수아비로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승진 형식의 좌천 구도도 그대로다.

시점도 문제다. 이 총장이 중앙지검장에게 전담수사팀 구성을 지시하고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당부한 지 11일, 김주현 민정수석 임명 6일 만이다. 김 여사 수사 방탄용 인사 지적이 이상하지 않다. 유튜브 방송과 짜고 명품 가방 전달 장면을 몰카로 찍었던 목사가 13일 검찰에 소환돼 김 여사의 다수 선물 수수를 주장하고, 조만간 김 여사 소환 가능성이 제기되던 시점이라 더욱 그렇다.

새 중앙지검장에 임명된 이창수 전주지검장이 윤석열 총장 때 대검 대변인으로 추미애 법무장관의 총장 찍어내기에 맞섰던 인물이어서, 문 대통령이 권력 비리 수사를 막기 위해 경희대 후배 이성윤 중앙지검장을 임명했던 것과도 유사하다. 그때 문 대통령과 추 장관을 강력히 비판하더니 그대로 따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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