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 앞세운 우원식 의장 후보와 여전한 국회 독주 우려[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5-16 11:38
  • 업데이트 2024-05-16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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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에서는 국회의장이 더불어민주당, 나아가 이재명 대표의 ‘앞잡이’ 노릇을 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국가 의전 서열 2위인 국회의장의 품격과 신뢰 붕괴는 말할 것도 없고, 삼권분립과 국격의 훼손까지 초래할 참담한 일이다. 총선에서 압도적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은 16일 당선자 총회에서 국회의장 후보자를 선출했다. 추미애 당선인과 우원식 의원은 모두 ‘명심’(이 대표 의중)을 강조했다. 임기 2년의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는 당초 추 당선인이 유력했으나 예상과 달리 우 의원이 선출됐다.

 그간 경과를 보면, 권위주의 시대나 제왕적 총재 시절에도 보지 못한 시대착오적 행태가 벌어졌다. ‘명심’대로 교통정리가 이뤄지고 ‘명심’ 경쟁이 치열했다. 추 당선인이 “이 대표가 ‘잘 좀 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해줬다”고 공개하자, 우 의원은 “이 대표가 나한테만 ‘형님이 딱 적격이다’고 했다”고 맞받았다. 추 당선인은 “개혁정치가 민심에 부합하고, 그게 차기 유력 대권 주자인 이 대표의 마음”이라며 “당심이 곧 명심이고, 명심이 곧 민심”이라고 말했다. 본회의 사회자로서의 중립 의무를 팽개치고 이 대표 친위대 역할을 하겠다는 공약과 다름없다. 헌법은 국회의원에게 당익(黨益) 아닌 국익 우선 의무(제46조)를 부여하고 있다. 국회의장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을 찍지 않은 유권자가 49.5%에 달한다. ‘명심이 민심’ 발상은 이들뿐 아니라 국민 전체를 모독하는 일이다. 그렇지만 추 당선인은 개의치 않는 듯하다. ‘이 대표의 대립군(代立軍·군역을 대신해 주는 사람)’ 비유에 대해 “유기적 역할 분담”이라고 했다. 심지어 “국회의장은 중립 아니다”며 편파적 국회 운영을 공공연히 예고했다. 의회주의 파탄이 어디까지 갈지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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