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밤의 정취’ 느껴보세요…중구 ‘정동야행’ 24∼25일 개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구청 제공

‘로맨틱 정동, 봄으로 피어나다’ 주제로 진행
고궁 음악회, 대사관 투어 등 다채로운 이벤트


서울 중구가 오는 24∼25일 이틀간 덕수궁과 정동 일대에서‘정동야행(貞洞夜行)’을 개최한다. 정동야행은 지난해에는 10월에 진행됐지만, 올해는 ‘로맨틱 정동, 봄으로 피어나다’를 주제로 봄 밤의 정취를 느낄 수 있게 준비했다고 중구는 밝혔다.

구에 따르면 정동야행은 정동 곳곳에 자리한 근대 문화시설이 동시에 문을 여는 대표적인 역사문화축제다. 24일 오후 6시부터 10시, 25일은 오후 2시부터 10시까지 △야화(夜花·역사문화시설 야간개방 및 문화공연) △야사(夜史·정동길 체험프로그램) △야설(夜設·거리 공연)△야로(夜路·역사해설투어) △야경(夜景·야간경관) △야식(夜食·먹거리) △야시(夜市·예술장터 및 공방) 등 프로그램이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펼쳐지게 된다.

올해 정동야행에는 공공기관, 문화재, 박물관, 전시관, 대사관, 미술관, 종교시설, 공연장 등 36개 시설이 참여해 야간 개방과 공연, 전시, 특강 등을 진행한다. 지난해보다 참여 시설이 3개 늘었다.

축제는 고궁 음악회로 시작된다. 24일 오후 7시 덕수궁 중화전 앞 무대에서 국립창극단 단원 김준수, 클래식 연주자들로 구성된 ‘클럽M’이 전통음악과 클래식을 조화시킨 음악을 선보인다. 구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구민과 서울시민, 외국인 관광객 등 약 1000명이 개막식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에 따르면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대사관 투어다. 올해도 주한캐나다대사관과 주한영국대사관이 일반인에게 개방된다. 주한캐나다대사관은 24일 오후 7시부터 40분간, 주한 영국대사관은 25일 오후 3시, 4시, 5시에 30분씩 공개된다.

이 밖에 최초 사립 여성 교육기관인 이화학당의 흔적을 만날 수 있는 이화박물관, 이화여고 내부도 24일과 25일 오후 6시에 둘러볼 수 있다. 문화해설사와 함께하는‘다같이 돌자 정동한바퀴’는 축제 기간 매시 정각, 매시 30분마다 운영된다. 한국어 해설 20회, 영어 해설 4회, 일본어와 중국어 해설 각 2회씩 진행된다. 배재학당역사박물관부터 서울시립미술관, 정동제일교회, 이화박물관, 구러시아공사관, 중명전까지 걸으면서 역사 해설을 들을 수 있다고 구는 전했다.

정동제일교회에서는 24일 오후 6시, 25일 오후 4시 30분에 각각 ‘진격의 북소리’와 ‘정동의 소리’를 주제로 한국 최초의 파이프오르간과 전통 국악기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공연을 60분간 진행한다.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는 24일 오후 7시 30분과 8시 30분, 25일 오후 4시와 5시에 연주회가 열릴 예정이다. 연주 후에는 로마네스크 양식과 한국의 전통 건축 양식이 어우러진 성당 내부를 관람하는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구 관계자는 "정동제일교회와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열리는 파이프오르간 연주는 정동야행의 ‘스테디 셀러’"라며 "특히 외국인 관광객에게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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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야행은 지난 2015년 중구가 시작했다. 구에 따르면 정동야행은 우리나라 최초의 문화재 야행으로, 매년 20만 명 이상의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2018년까지 매년 5월과 10월에 행사를 열었고, 이후 서울시에서 운영하다가 지난해 10월 다시 중구가 개최하게 됐다.

구에 따르면 정동이라는 지명은 정릉과 관련이 있다. 1396년 조선 태조 이성계의 둘째 부인 신덕왕후가 세상을 떠나자, 태조는 신덕왕후 능을 경복궁에서 보이는 황화방 언덕에 조성하고 정릉이라 명명했다. 도성 안에는 능을 만들 수 없었던 당시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정동 일대에 능을 조성한 것이다. 신덕왕후를 그만큼 사랑했기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태조 사후 태종이 정릉을 도성 밖으로 옮겨버렸는데, 지명은 남아 ‘정동’이 됐다.

정동에는 근대사의 굴곡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고종이 일제의 눈을 피해 덕수궁에서 나와 러시아공사관으로 피신 갔던 ‘고종의 길’이 복원돼 있다. 고종은 러시아공사관에서 1년간 머물다가 대한제국을 선포했다. 서구열강의 공사관이 정동에 모여 있어 ‘공사관 거리’로 불리기도 했다고 구는 전했다.

정동제일교회 벧엘예배당 파이프 오르간 뒤에는 송풍실로 불리는 작은 공간이 있다. 구 관계자는 "이곳에서 3·1운동 당시 유관순 열사와 학우들이 일본 경찰의 눈을 피해 태극기와 독립선언서를 등사했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