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5월 20일 멈췄던 ‘오리엔트 특급’… 복원 작업 진행중[역사 속의 This week]

  • 문화일보
  • 입력 2024-05-20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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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프랑스 아코르그룹은 100년 전 실제 운행했던 오리엔트 특급 열차를 개조해 2025년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은 열차 외관(왼쪽)과 바의 예상 이미지. 아코르 홈페이지



■ 역사 속의 This week

튀르키예 이스탄불을 출발해 프랑스 파리로 향하는 ‘오리엔트 특급 열차’. 폭설로 열차가 멈춰선 밤, 승객 한 명이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12명의 용의자가 있지만 모두 완벽한 알리바이를 가지고 있다. 열차에 타고 있던 명탐정 에르퀼 포와로는 현장에 남겨진 단서와 용의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미궁에 빠진 사건을 풀어나간다.

영국 추리소설의 거장 애거사 크리스티의 대표작 ‘오리엔트 특급 살인 사건’은 1974년과 2017년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됐다. 작품의 무대가 된 오리엔트 특급 열차는 벨기에 CIWL사가 1883년 운행을 시작한 대륙 횡단 열차다. 프랑스 파리에서 독일 뮌헨, 오스트리아 빈, 헝가리 부다페스트, 루마니아 부쿠레슈티를 거쳐 튀르키예 이스탄불까지 약 3000㎞를 달렸다.

마호가니 목재로 장식한 실내는 오리엔탈풍의 카펫과 벨벳 휘장, 고급스러운 가구들로 꾸며졌고, 침대차와 식당차를 갖췄다. 호화 열차의 대명사로 왕족과 귀족, 사업가 등이 애용했다. 유럽 상류층들은 고급 사교장으로 활용했고, 예술가들의 상상력을 자극해 소설과 영화의 배경이 됐던 열차는 1977년 5월 20일 역사 속으로 퇴장했다.

앞서 오리엔트 특급은 1차 세계대전으로 운행이 중단됐다가 1919년 재개됐다. 1930년대가 열차의 최고 전성기였다. 2차 세계대전으로 운행이 다시 중단됐다가 1947년 재개됐지만, 경제적 손실이 막대했다. 당시에는 가장 빠른 특급 열차였으나 점점 비행기에 밀려 설 자리를 잃었다. 파리에서 이스탄불까지 60시간이 걸렸는데 비행기는 4시간 만에 주파했다. 결국 오리엔트 특급은 운행을 멈췄고, 구간이 축소된 노선으로 이름을 유지하다 초고속 열차와 저가 항공의 등장으로 2009년 유럽 열차 시간표에서 사라졌다.

‘꿈의 열차’로 불린 오리엔트 특급은 정규 열차로서는 운행을 중단했지만, 호화 열차 여행으로는 살아남았다. 고급 호텔·리조트 체인 벨몬드의 ‘베니스 심플론 오리엔트 익스프레스(VSOE)’이다. 미국의 사업가 제임스 셔우드가 오리엔트 특급을 포함해 1920년대 객차를 사들여 오리엔트 특급처럼 화려하게 되살렸고, 1982년 영국∼밀라노∼베니스 노선으로 운행을 시작했다. 2018년 프랑스 명품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회사를 인수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세계적인 호텔 체인 그룹 아코르도 오리엔트 특급을 복원해 2025년 선보일 예정이다. 유럽 전역을 뒤져 1920·1930년대 실제 운행했던 오리엔트 특급을 찾아냈고, 전설 속 열차를 개조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승객들은 열차를 타고 100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떠나게 된다.

김지은 기자 kimji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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