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추락’ 이란 대통령, 사망 확인… 중동 정세 요동치나

  • 문화일보
  • 입력 2024-05-20 14:39
  • 업데이트 2024-05-2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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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9일(현지시간) 헬기 추락 사고를 당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생전인 지난달 17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국군의날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EPA 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이란 북동부에서 헬기 추락 사고를 당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테헤란의 도살자’라고 불리는 등 대내외적으로 초강경책을 펼쳐오던 라이시 대통령의 죽음에 따른 이란 내 권력 공백이 불가피해 살얼음판을 걸어온 중동 정세가 또 다시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모흐센 만수리 이란 행정 담당 부통령은 이날 자신의 X에 라이시 대통령이 헬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도 이날 오전 “64세의 아야톨라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솔사다티는 이란의 제8대 대통령”이라며 그의 사망을 확인하는 보도를 타전했다. 이란 반관영통신 메흐르도 사고 헬기에 탔던 라이시 대통령 등 탑승자 전원의 사망사실을 보도하며 “라이시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의무를 수행하던 중 사고로 순교했다”고 전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란 북서부에 위치한 동아제르바이잔 주에서 열린 기즈 갈라시 댐 준공식에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등과 함께 참석한 뒤 타브리즈로 돌아오던 중 사고를 당했다. 라이시 대통령 일행이 탑승했던 헬기는 짙은 안개와 폭우 등 악천후 속에 비행하다가 동아제르바이잔주 중부 바르즈건 인근의 디즈마르 산악 지대에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이시 대통령과 함께 헬기에 탑승한 동승자는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 말렉 라흐마티 동아제르바이잔 주지사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신고를 받은 이란 당국은 65개의 수색·구조팀을 급파했으나, 짙은 안개와 폭우 등 악천후와 험난한 지형으로 현장 접근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튀르키예에서 지원한 아킨치 드론이 이날 사고 헬기의 잔해로 추정되는 열원을 발견하고 이란 당국과 좌표를 공유해 본격적인 수색이 이뤄졌다. 수색·구조팀이 헬기가 추락한 위치를 확인한 후 현장으로 접근했고, 사고를 당한 헬기는 추락으로 완전히 불에 탄 채로 발견됐다.

강경 보수 성향의 성직자 출신인 라이시 대통령은 2021년 8월 대통령직에 취임했다. 현재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밑에서 신학을 공부했으며, 1970년 팔레비 왕정 반대 시위에 참여했다. 이슬람 혁명 2년 뒤인 1981년 검사 생활을 시작했으며 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이 끝난 후에는 반체제 인사 숙청을 주도했다. 이에 서방과 이스라엘에서는 그를 ‘테헤란의 도살자’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가 대통령으로 취임한 후 이란 당국은 2022년 시작된 이른바 ‘히잡 시위’ 당시 시위대를 유혈 진압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중에는 이스라엘의 시리아 다마스쿠스 주재 영사관 공격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처음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300기가 넘는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하는 등 대외적으로도 초강경 이미지를 굳혀왔다.

한편 이란 헌법은 대통령의 유고시 부통령에게 대통령직을 승계하고 50일 이내 새 대통령 선출을 위한 선거를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라이시 대통령의 사망으로 대통령직은 이란 12명 부통령 중 가장 선임인 모하마드 모크베르에게 승계되며, 그는 새 대통령을 뽑기 위한 보궐선거를 준비하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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