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3권만 내도 충분… 만족할 만한 작품만 쓰겠다”

  • 문화일보
  • 입력 2024-05-21 09:08
  • 업데이트 2024-05-2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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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 중구 문화일보사에서 김기태 소설가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 김기태 첫 소설집 ‘두 사람의…’

평범한 이의 현실적 이야기 다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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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일간지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삼십 대 후반의 소설가를 두고 사람들은 이따금 보이는 ‘늦깎이 등단생’으로 생각하고 넘겼을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이후 2년간 문학동네 젊은작가상과 2번의 이상문학상 우수상을 받았고 그의 단편은 발표 때마다 문학과지성사 ‘이 계절의 소설’과 ‘올해의 문제소설’로 선정되며 의심할 여지 없이 ‘문제적 작가’의 탄생을 알렸다. 최근 출간한 첫 소설집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문학동네)을 손에 쥔 채 “처음부터 책에 필요한 작품을 썼는데 마침 상까지 받을 수 있었네요”라고 말하며 장난스레 웃음 짓는 김기태 작가를 지난 13일 만났다.

화려한 수상 이력을 가진 그의 소설은 환상 세계라도 그리지 않을까 하며 기대를 키우지만 오히려 책을 채운 9편의 단편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름만 ‘주인공’인 그들은 티케팅에 실패했어도 게릴라 콘서트를 기대하며 콘서트장을 서성이는 팬(‘세상 모든 바다’)이거나 유명 연애 프로그램의 참가자(‘롤링 선더 러브’)이고, 진정한 ‘교육’을 고민하는 교사(‘보편 교양’)이며 일어나지 않은 일상 속 재앙들을 미리 걱정하는 어떤 한 사람(‘팍스 아토미카’)이다.

전업 소설가의 삶을 살고 있지 않은 작가는 일상적 소재로 소설을 구성하는 이유에 대해 “사회의 단면들을 가감 없이 데려다 놓고 싶은 욕망에 주변에서 소재를 찾는 것이 몸에 밴 체질”이라고 설명했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 중구 문화일보사에서 김기태 소설가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김 작가가 예리하게 포착한 일상을 녹여낸 소설 속 인물들은 쉴 새 없이 유행가를 흥얼거리거나 각종 신조어와 메신저 이모티콘만으로 대화를 이어가며 독자들을 친숙한 이야기 속으로 이끌어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누구에게나 자기 자신에게 굉장히 실망하게 되는 순간, 세상이 너무 미워져 ‘세상이 이래도 되는 건가’ 싶은 순간이 있다”는 김 작가는 “최대한 독자와 가까운 인물을 통해 ‘당신만큼이나 이 세상에 실망하고, 화내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건네고 싶었다”고 밝혔다. 특히 고교 동창인 한 부모 가정 아이 ‘진주’와 외국인 거소증으로 체류를 이어가는 ‘니콜라이’의 이야기를 담은 표제작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은 김 작가가 건네는 위로와 응원이 빛을 발하는 작품이다.

김 작가는 사회의 가장자리에서 분투하는 두 인물의 삶을 특별한 사건을 계기 삼아 결코 구원하지 않는다. 또한 그들은 절친해지지 않은 채 각자의 자리에서 살아간다. 서로를 향해 “우리가 그렇게 잘못 살았냐”는 질문을 던지며 감정을 나누고 ‘연애는 망하더라도 사랑은 망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하며 상대방의 소중함을 ‘친한 관계’로 이름 붙이는 모습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울컥하는 위로를 전한다.

인터뷰를 마치며 김 작가는 “책은 3권만 내도 충분하니 만족할 만한 작품만 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흘러가는 음원 차트가 아니라 시절과 시대를 떠오르게 하는 작품을 쓰고 싶어요. 더 큰 꿈이 있다면 세계문학전집에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웃음).”

장상민 기자 joseph032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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