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이 北 도발 계속 두둔하면 한일중 FTA도 신기루일 뿐[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4-05-28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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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서울에서 한일중 정상회의가 열린 27일 당일에 발사체 도발을 자행했다. 새벽에 정찰위성이라고 주장하는 발사체 도발을 예고한 뒤 오후 10시44분쯤 발사했다. 2분 뒤 공중 폭발해 실패하긴 했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를 정면으로 위반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정상회의에 참석한 리창 중국 총리를 난처하게 하려는 노림수는 물론, 한·중 접근을 막으려는 이간책 의도도 비친다. 그런데도 중국은 이를 묵인했다. 리 총리는 도발 예고에 대해 “관련 측 자제”를 주문했을 뿐이다.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한 유엔 결의를 위반한 북한과 이에 대응하는 한·미·일을 동렬에 놓은 것은 북한 두둔이다.

더 심각한 것은, 2019년 3국 공동선언 때의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노력’이 이번 공동선언에서는 “각각 재강조”로 격하된 사실이다. 리 총리는 기자회견 때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주장했다. 북한 비핵화에는 관심이 없다는 얘기다. 3국 정상이 회의 정례화에 합의하고 교육·문화·감염병 등 비정치적 이슈에 합의한 것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중국이 북핵 해결의 협력자가 아니라는 점이 명확해진 만큼 3국 정상회의의 한계도 분명해졌다.

공동선언엔 ‘3국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가속화’가 포함됐다. 3국 FTA 협상은 2012년 시작돼 2019년에 중단된 상태인데 이것을 재개하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미·중 신냉전으로 그 적실성은 많이 떨어졌다. 정경분리 원칙에 따라 효율성을 우선했던 세계화 시대가 저물고 이제는 경제·안보 문제가 분리될 수 없는 시대에 진입했다. 따라서 중국이 북한 도발에 대해 두둔하는 등 한국·일본의 안보 우려를 불식시키지 않으면 기술·투자 등 전방위 협력을 담을 3국 고강도 FTA도 신기루일 뿐이다. 이미 한중 간에는 FTA가 있고, 한일중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회원국이다. 중국과의 관계 재설정이 절실하지만, 윤 정부의 과도한 의욕과 무모한 과속은 한미동맹을 저해하고 자유민주국가들의 신뢰 상실도 자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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